서울대 정문. 김태형 기자 xogu555@hani.co.kr
서울대가 인공지능(AI) 논문 표절 의혹 사건과 관련해 서울대 소속으로 표기된 모든 연구자를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윤성로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저명한 국제 인공지능 학회에 논문을 투고했다가
표절 사실이 드러나 논란에 휩싸였다.
27일 서울대는 연구진실성위원회(연진위)를 열고 연구부정 의혹이 제기된 논문에 대한 조사를 개시했다고 밝혔다. 서울대 쪽은 “해당 논문의 공저자 중 서울대 소속으로 표기된 모든 연구자를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조사 범위는 제기된 연구부정 의혹에만 국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앞서 서울대는 지난 24일 게시된 유튜브 영상 등을 통해 본교 소속 연구자들이 저자로 참여한 인공지능 관련 학술대회 발표 논문의 연구부정 의혹이 제기된 사실을 파악했다. 이후 서울대 총장은 즉시 직권으로 연진위에 특별조사를 요청했다.
윤 교수팀의 논문 표절은 한 유튜브 영상을 통해 처음 불거졌다. ‘E2V-SDE Parody’란 이름의 트위터 계정이 공유한 7분17초짜리 유튜브 영상은 윤 교수 연구팀의 논문이 10개가 넘는 다른 논문에서 문장을 그대로 가져와 짜깁기한 과정을 보여줬다. 일부 문장은 다섯 단어 이상으로 구성된 문장 자체를 그대로 이어 쓴 것이 드러났다.
이에 국제 컴퓨터 비전 및 패턴 인식 학술대회(CVPR·시브이피아르) 공식 트위터도 이 영상을 공유하며 “해당 논문이 국제전기전자공학자학회(IEEE)의 조사를 받을 것이고 발표논문집에서도 가능한 대로 빨리 삭제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논문은 시브이피아르 2022 학술대회에서 우수 논문으로 선정된 터라, 표절에 대한 논란이 더 크게 번졌다.
윤 교수를 포함해 논문의 저자들은 표절 사실을 시인하고 사과의 뜻을 밝혔다. 김씨로 알려진 트위터 사용자는 지난 25일 “논문의 잘못은 전적으로 제1저자인 저에게 있다. 모든 비판을 수용한다”며 “표절은 용서받을 수 없는 것에 동의하고 징계를 수용하겠다”고 적었다.
서울대 연진위는 60일 이내에 조사결과 보고서를 작성해 연진위에 제출하는 것이 원칙이다. 연진위는 조사결과를 토대로 연구 진실성 위반행위 여부를 판정한다. 서울대 쪽은 “연진위 규정 및 연구윤리 지침에 따라 조사는 진행할 예정”이라며 “연진위의 조사과정은 공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곽진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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