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시절 경찰의 댓글 공작을 지시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온 조현오 전 경찰청장이 징역 1년6개월을 확정받았다.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30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재판을 받아온 조 전 청장에게 유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조 전 청장은 서울지방경찰청장과 경찰청장으로 재직하던 2010~12년 경찰을 동원해 사이버여론전을 벌인 혐의를 받는다. 당시 경찰은 조 전 청장 지시로 정보·보안·홍보 부문 경찰관 1500여명을 동원해 천안함 사건, 한진중공업 희망버스, 제주 강정마을 등 사회 현안에 대해 정부나 경찰에 우호적인 댓글 1만2880개를 게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겨레> 단독 보도로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경찰은 자체 진상조사단을 꾸려 수사를 벌였다.
앞서 1심은 조 전 청장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여론 조작 지시가 조 전 청장의 일반적 직무권한에 해당된다고 전제했다. 이어 산하 경찰관 등에 ‘여론 조작’ 행위를 시켜 법령상 규정된 경찰 직무 범위를 벗어난 ‘의무없는 일’을 하게 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조 전 청장 행위를 두고 “국민에 의한 자유로운 여론 형성을 저해하고 의사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경찰에 대한 국민들 기대와 신뢰를 크게 저버린 것”이라며 “국가 공적 조직을 이용한 범행이라 지출된 국가 비용이 상당하다.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판시했다.
2심은 조 전 청장 형량을 징역 1년6개월로 감형했다. 조 전 청장 혐의를 여전히 인정하기는 했지만, 경찰관 신분을 밝히고 작성한 글 101개는 무죄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대법원 판단도 같았다. 대법원은 “조 전 청장에 대한 원심 판단에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에서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때’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원심을 확정했다.
한편, 조 전 청장은 2010년 ‘편의를 봐달라’며 건설업자에게 3천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지난해 5월 징역 2년6개월을 확정 받은 바 있다.
전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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