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산 코인이 조만간 상장돼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속여 5억여원을 가로챈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가상자산(암호화폐) 결제 플랫폼 대표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재판장 김옥곤)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의 사기 혐의로 기소된 가상자산 결제 플랫폼 대표 ㄱ씨에게 지난달 27일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했다고 4일 밝혔다.
ㄱ씨는 2018년 1월 피해자 ㄴ씨에게 “내가 산 ㄷ코인이 조만간 거래소에 상장되면 가치가 폭등할 것이니 코인을 구매해라”고 말했다. 이를 믿은 ㄴ씨는 12차례에 걸쳐 모두 5억1350만원을 ㄱ씨에게 전달했다. 검찰은 “ㄷ코인이 거래소에 상장돼 공식적으로 거래·유통되거나 물품구매 등 결제수단으로 이용될 가능성이 작았음에도 ㄱ씨는 ㄴ씨를 기망해 5억여원을 편취했다”며 기소했다. ㄱ씨는 재판에서 “ㄷ코인을 거래소에 상장하기 위해 노력했다. ㄴ씨를 속일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ㄱ씨가 ㄷ코인 상장 가능성이 작았음에도 ㄴ씨를 속여 거액의 돈을 편취한 것으로 봤다. 재판부는 “ㄱ씨는 ㄷ코인 매매대금 외에 상장 및 관련 사업 등에 필요한 재원을 조달할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계획이나 수단이 없었다. 2018년 1월 당시 ㄷ코인은 국내외 거래소 상장에 필요한 암호화폐로서의 기술력을 충분히 갖추지 못한 상태였다”며 “ㄱ씨는 ㄷ코인으로 고수익을 얻을 수 있는 것처럼 ㄴ씨를 적극적으로 기망했다”고 밝혔다. 이어 “ㄷ코인은 사실상 경제적 가치가 없으므로 ㄴ씨는 매수대금 상당액의 피해를 입었고, 현재까지 피해회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실형을 선고했다.
법원은 다만 사실관계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코인을 산 ㄴ씨에게도 일부 책임이 있음을 지적했다. 재판부는 “ㄴ씨는 단기간 큰 수익을 노리고 ㄱ씨의 말만 믿은 채 제대로 된 검토 없이 코인을 매수했으므로 피해 확대에 일부 책임이 있다”고 했다.
손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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