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개발 사업자들의 편의를 봐준 대가로 수십억원의 뇌물을 챙긴 혐의를 받는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 연합뉴스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이 아들이 화천대유에서 받은 ‘50억원 퇴직금’에 대해 전혀 들어본 적이 없다고 법정에서 진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이준철)는 6일 곽 전 의원과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남욱 변호사의 뇌물 등 혐의 공판을 열고 곽 전 의원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에서 곽 전 의원은 아들의 성과급이나 퇴직금에 대해 들은 것이 있었는지를 묻는 검찰의 질문에 “아들한테도 김만배씨나 화천대유 쪽 분들한테도 일체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곽 전 의원에게 “아들이 증인(곽 전 의원)의 제안을 바탕으로 화천대유에 입사했고, 담당 업무도 전공과 무관했는데, 퇴직 과정에서 일반인으로서 상상하기 어려운 퇴직금을 받았다면 증인과 공유했을 것 같다”고 재차 물었지만, 곽 전 의원은 모른다는 답을 반복했다. 그는 “이 법정에 와서 김만배씨가 왜 아들의 퇴직금을 그렇게 책정했는지 처음 들었다. 전혀 들어본 적이 없고 물어본 적도 없다”고 말했다. 앞서 진행된 재판에서 김만배씨는 “곽 전 의원 아들의 퇴직금으로 50억원을 책정한 것은 그가 회사에 보여준 성과, 그 과정에서 건강을 잃은 점, 기존에 약속된 퇴직금이었기 때문”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자 검찰은 곽 전 의원의 아들이 지난해 4월30일 퇴직금을 입금받은 뒤, 5월7일 돈을 나눠서 출금하기 직전에 곽 전 의원과 수차례 통화한 점을 짚었다. 이에 대해서도 곽 전 의원은 “엄마의 간병 문제로 통화한 것이지 저는 돈 문제를 모른다. 한 푼이라도 저한테 온 걸로 보이는 흔적이 있었으면 검사가 벌써 제시했을 텐데, 이게 없으니까 자꾸 통화한 것을 두고 말한다”고 반박했다. 이어 곽 전 의원은 “다 집에 상사가 생겨서 해야 할 일들이 많아 통화한 것이다. 집사람이 죽었는데 제가 돈 얘기를 했다고 하는 것은 너무 심하다”고도 말했다. 곽 전 의원의 부인은 지난해 5월20일 별세했다.
곽 전 의원은 2015년 대장동 사업에 참여한 화천대유가 하나은행과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데 도움을 주고, 그 대가로 화천대유에서 근무한 아들을 통해 퇴직금 등 명목으로 50억원(세금 제외 25억원)을 챙긴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의 뇌물)를 받는다. 곽 전 의원의 아들은 산업디자인을 전공했다. 곽 전 의원은 2016년 3∼4월 제20대 총선 당시 남욱 변호사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5천만원을 받은 혐의도 받고있다.
최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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