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 고장 이틀 출발 지연
지난 22일과 24일 캄보디아 시엠립에서 베트남 하노이를 거쳐 인천공항으로 입국할 예정이던 캄보디아 로열크메르항공사 소속 여객기가 기체 고장으로 뜨지 못해 한국인 관광객 250여명이 이틀 동안 큰 불편을 겪었다.
현지 공항 관계자와 귀국한 관광객, 프놈펜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22일 밤 10시30분(현지 시각) 캄보디아 북서부 시엠립 공항에서 출발 예정이던 로열크메르항공사 소속 RK892항공기가 랜딩기어 이상으로 이륙을 포기했다. 이 항공기에는 한국인 승객 110여명이 탈 예정이었다. 로열크메르 항공사는 보유 항공기가 2대뿐인 저가 항공사로 당시 다른 한 대의 비행기도 기체 고장으로 수리중이어서 대체가 불가능했다.
이 과정에서 일정이 급한 50여명의 관광객들은 다른 항공사 편이나 여행사가 제공한 다른 교통편으로 주변 다른 나라나 지역으로 이동했다. 그러나 같은 편 다음 비행기 이륙일인 24일까지도 해당 항공기가 수리되지 못해 남은 한국인 승객 60여명과 다음 항공기 승객 140여명이 공항과 근처 스타플라자호텔에서 출발 시각만을 기다려야 했다.
한편, 캄보디아 주재 한국대사관은 하루가 지난 23일 오후 이 사실을 파악했고, 24일 오전이 돼서야 로열크메르 항공사에 항공기 출발 지연에 대해 항의했다. 이에 따라 항공사는 예정 시간보다 48시간이 지난 24일 밤 10시께 22일 승객 가운데 40명을 대만 항공사인 EF372편에 태워 한국으로 출발시켰다. 또 24일 항공기 탑승 예정자를 포함한 나머지 118명은 25일 새벽 2시부터 26일 아침 7시까지 5차례에 걸쳐 버스편으로 방콕으로 보내 한국행 비행기를 탈 수 있도록 했다. 하노이로 가려던 나머지 40여명도 버스 등 다른 교통수단으로 이동했다.
현지에서 이틀 가량 발이 묶였다가 25일 오전 입국한 오아무개(46)씨는 “요즘은 근처 앙코르와트를 보기 위해 관광객이 몰리는 철인데도 항공사나 여행사에서 항공기 고장 대비책을 전혀 마련하지 않고 있었다”며 “한국대사관이 하루나 지나서 사태 파악에 나선 것도 아쉬운 대목”이라고 말했다.
전진식 기자 seek1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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