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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장기수 출신 신영복 교수…2일 서울대 입학식서 축사

등록 2006-02-27 20:08수정 2006-02-28 00:00

‘그릇 큰 사람’ 키우는게 학문의 역할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으로 유명한 장기수 출신의 사상가 신영복(65·성공회대) 교수가 다음달 2일 열리는 서울대 입학식에서 축사를 한다.

서울대는 2005년부터 입학식에 외부 인사를 초빙해 축사를 듣고 있는데, 지난해 일본 도쿄대 사사키 다케시 총장에 이어 올해 신 교수가 국내 인사로는 처음으로 축사를 하게 된 것이다. “얼떨결에 일을 맡았는데, 어떻게 하면 가장 좋은 말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겸손해하는 신 교수는 “신입생들에게 인생에서 대학생활 4년이 가장 중요한 시기라는 말에 방점을 찍겠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1968년 육군사관학교 교관으로 재직하던 중 통일혁명당 사건으로 구속돼 1988년 가석방으로 출소할 때까지 20년 가량을 감옥에서 보냈다. 그가 오랜 감옥생활에서 길어올린 사색의 깊이는 지금까지 펴낸 6권의 책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우직한 마음을 강조하기도 하고(“머리 좋은 것이 마음 좋은 것만 못하고, 마음 좋은 것이 손 좋은 것만 못하고, 손 좋은 것이 발 좋은 것만 못한 법입니다.”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중에서), 편리함만을 좇는 세태를 에둘러 비판(“무엇보다도 불편함이야말로 우리의 정신을 깨어 있게 하는 것이라는 깨달음이 없는 것이지요. 살아간다는 것이 불편한 것이고, 살아간다는 것이 곧 상처받는 것이라는 성찰이 없는 것이지요.” -<강의> 중에서)하기도 해왔다.

신 교수는 “우리 학문이 서둘러 정보를 먹어치우려는 길로 가고 있지만, 급하다고 곧장 갈 게 아니라, 그릇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며 “내가 손전화를 쓰지 않는 것도 내 나름으로 세상의 속도에 저항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요즘도 그는 ‘사람 사이’가 어찌하면 행복하고 따뜻한 것으로 만들어질까를 고민한다고 한다.

그는 “우리 사회가 본질적 성찰과 문화적 전통으로 다시 고개를 돌려야만 인간관계가 ‘인간의 얼굴’을 되찾을 수 있다”며 “서로 의지해 살아가는 사람의 모습이 가장 소중하다”는 말을 기자에게 들려주었다.

전진식 기자 seek1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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