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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리앤고·비케이엘·신앤김…국내 로펌이 ‘이름 두 개’ 쓰는 이유는?

등록 2022-08-04 05:00수정 2022-08-04 09:17

로펌명 창립자 이름 따는 게 ‘글로벌 스탠다드’
미국에선 로펌 상호·별칭 제한하는 규정도
국내 로펌은 국문·영문명 따로 쓰는 경우 많아
설립자 5명 ‘율촌’, 경영철학 ‘바른’은 국문명 통일
사진 언스플래쉬
사진 언스플래쉬

국내 대형로펌들의 국외 법률시장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로펌들의 영문명 사용 빈도도 높아지고 있다. 한국에서 사용하는 이름을 외국시장에서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상당수는 미국 등 유수 국외 로펌들처럼 창립자의 성을 따서 짓고 있다.

1980년 설립된 법무법인 태평양은 국외 시장에서 비케이엘(BKL)이란 이름을 쓰고 있다. 창립자인 배명인·김인섭·이정훈 변호사의 이름을 딴 것으로, 정식 명칭은 ‘배, 김앤리’(BAE, KIM&LEE)이지만 이를 축약한 비케이엘을 주로 사용한다는 게 태평양 쪽 설명이다. 광장의 영문명도 창업자 이태희·고광하 변호사 성을 딴 리앤고(LEE&KO)이고, 세종과 화우도 각각 신앤김(SHIN&KIM·창립자 신영무·김두식 변호사), 윤앤양(YOON&YANG·창립자 윤호일·양삼승 변호사)이란 영문명을 쓰고 있다. 화우 관계자는 “외국 로펌들이 파운더(설립자) 성을 따서 쓰는 경우가 많다. 해외 마케팅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국외용 이름을 따로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애초 창립자(김영무·장수길 변호사)의 성을 딴 김앤장은 영문명도 김앤장이다.

창립 변호사 성을 따서 로펌 이름을 짓는 건 ‘글로벌 스탠더드’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미국 법률전문지 <아메리칸로이어>가 매년 발표하는 세계 로펌 매출 순위의 상위권을 차지하는 미국 로펌 커클랜드앤엘리스(Kirkland&Ellis), 레이텀앤왓킨스(Latham&Watkins), 베이커앤맥킨지(Baker&McKenzie)는 모두 변호사의 성을 따서 지은 이름들이다. 미국변호사협회(ABA)의 설명을 보면, 1900년대 초반 ‘로펌에 별도 상호나 가명을 사용하는 것은 소비자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윤리규정이 생기고 여러 주가 로펌 상호를 규제하면서 설립자의 이름을 따는 게 일반화됐다고 한다. 일본의 대표적인 로펌인 니시무라&아사히, 앤더슨 모리&토모츠네, 나가시마 오노&츠네마츠 등도 창립자의 이름이 들어간 사례다.

그러나 최근에는 변호사 이름이 아닌 별도 상호를 사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지난 5월 <로이터>에 따르면 로펌 상호에 제한을 뒀던 미국 주들이 지난해 이를 폐지하면서 보다 자유로운 이름을 사용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2006년 두 명의 창립자 성을 따서 이름을 지은 로스앤젤레스의 로펌 베이커 마쿼트(Baker Marquart)는 지난해 웨이메이커(Waymaker)로 이름을 바꿨다. “두 명의 백인 남성이 아닌 회사의 모든 사람을 대표하고 싶었다”는 게 로펌 쪽의 설명이었다.

한국 로펌 중에서도 율촌, 바른은 한국명을 그대로 외국에서 사용하고 있다. 율촌 관계자는 “초기에는 율촌의 영문명을 (설립자의 성을 따서) ‘우, 윤, 강, 정 앤한’(Woo, Yun, Kang, Jeong&Han)으로 사용했으나, 글로벌 업무 증가와 고객 혼란 등을 이유로 브랜드 단일화 의견이 대두됐다. 2007년부터 영문명도 율촌(Yulchon)으로 통일해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른 쪽도 “회사명에 창업자 이름이 들어가면 그 자체가 기득권이 될 수밖에 없다는 창업자의 경영철학이 반영됐다. 외국 고객에게 한국어 바른(Barun)의 의미를 설명하면서 회사 소개를 이어가기도 한다”고 말했다.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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