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개발 사업자에게 편의를 봐준 대가로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로부터 25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된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이 8일 보석으로 풀려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이준철)는 이날 곽 전 의원의 보석 신청을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곽 전 의원은 이날 오후 중으로 서울구치소에서 풀려날 것으로 보인다. 곽 전 의원은 대장동 개발사업 로비·특혜 의혹에 연루돼 올해 2월 구속기소 됐고, 오는 22일 구속기간 만료를 앞두고 있었다.
재판부는 곽 전 의원의 아들 등 주요 증인들의 신문을 마친 점 등을 고려해 보석을 허가했다. 보석 조건으로는 곽 전 의원이 보증금 3억원을 납부하되 그중 2억5천만원은 보석보증 보험증권으로 대신할 수 있도록 했다. 재판부는 곽 전 의원의 주거지를 제한하고 변경 필요성이 있을 때는 법원에 미리 허가를 받도록 했다. 재판에 필요한 사실을 알고 있다고 인정되는 사람들 또는 그들의 대리인 등과 접촉하는 행위를 하지 말 것도 주문했다.
지난달 21일 보석을 신청한 곽 전 의원 쪽은 “지금까지 진행된 증거조사를 통해 이미 검찰의 주장이 증거 없는 의혹 제기에 불과하다는 점이 충분히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곽 전 의원은 “제가 한 일이 하나도 없는데 지금 174일 동안 구속됐다”며 “피를 토하고 싶은 심정”이라고도 말했다.
곽 전 의원은 2015년 대장동 사업에 참여한 화천대유가 하나은행과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데 도움을 주는 대가로, 화천대유에서 근무한 아들을 통해 퇴직금 등 명목으로 지난해 4월 말 50억원(세금 제외 25억원)을 챙긴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의 뇌물)로 재판을 받고 있다. 20대 총선 무렵인 2016년 3∼4월께 남욱 변호사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5천만원을 수수한 혐의도 있다. 곽 전 의원은 혐의를 모두 부인하고 있다.
최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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