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수형인 유족들이 2021년 3월16일 오전 제주시 제주비방법원에서 4.3 수형인 335명에 대한 재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은 뒤 법원 앞에서 취재진에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제주/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제주 4·3사건과 관련해 재판을 받고 옥살이를 한 피해자들이 억울함을 풀 수 있는 길이 넓어진다. 검찰은 제주 4·3사건 직권재심 청구 대상을 군사재판 뿐만 아니라 일반재판 피고인까지 확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검찰청은 10일 제주 4·3사건 직권재심 청구 대상을 군법회의 재판을 받은 수형인 외에 일반재판 수형인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일반재판 수형인에 대한 직권재심 청구 확대 방안을 마련하라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 지시에 따른 것이다. 한 장관은 이날 “4·3특별법에 명시된 군법회의뿐만 아니라 일반재판 수형인들과 그 유가족들에 대한 명예회복과 권리구제의 필요성이 크다”고 취지를 밝혔다.
2021년 시행된 ‘제주 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4·3사건 희생자들의 재심 사유를 완화하는 직권재심 제도가 만들어졌다. 일반 재판에서 유죄 선고를 받았던 4·3 희생자나 유족이 스스로 재심을 청구할 수 있었지만, 증거 자료를 직접 찾고 의견서 등을 스스로 작성해야 해 재판을 진행하는데 어려움을 겪어온 것이 사실이다. 소송 비용도 만만찮았다. 이에 검찰이 직접 직권으로 재심을 청구해 보다 손쉽게 억울함을 벗을 수 있도록 돕겠다는 것이다. 대검찰청은 “앞으로 검찰이 재심소송을 수행해 이런 어려움이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검찰 직권재심 청구를 원하는 일반재판 수형인이나 유족은 주변 검찰청에 방문해 직권재심 청구를 요청하는 진정서를 제출하면 된다. 4·3위원회 희생자 결정서나 관련 심사자료, 판결문 등 자료를 함께 제출하면 절차 진행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대검찰청은 “재판 뒤 장기간이 경과해 소송자료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예상된다”면서도 “최대한 빠른 시일에 피해자들을 구제하고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특별법 제정에 따라 지난해 11월 ‘제주 4·3사건 직권재심 권고 합동수행단’이 출범됐다. 합동수행단은 지금까지 군법회의 수형인 340명에 대해 직권재심을 청구했고, 법원은 250명에 대해 검찰 구형과 같이 무죄를 선고한 바 있다.
제주 4·3사건은 1947년 4월3일 제주도에서 있었던 민중 봉기와 이후 7년여 동안 진행된 무력 충돌 및 진압 과정에서의 민간인 희생 등을 일컫는다. 2000년 5월부터 사건 희생자 신고를 접수한 결과, 희생자만 1만4532명으로 집계됐다. 이 과정에 주민 수천명은 내란죄·국방경비법 위반 등 혐의로 억울한 옥살이를 하기도 했다.
전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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