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 6월9일 오후 정부과천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 앞에서 옷매무새를 가다듬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5월6일 김오수 전 검찰총장이 사퇴한 뒤 103일 만에 윤석열 정부 첫 검찰총장 후보군이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법무부는 16일 오후 2시 정부과천청사에서 검찰총장 후보추천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당연직 5명과 비당연직 4명으로 구성된 추천위 위원장은 김진태 전 검찰총장이 맡고 있다. 추천위는 적격 여부를 검토해 검찰총장 후보자를 3명 이상 추려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게 추천한다. 한 장관은 추천위 추천 내용을 존중해 후보자 1명을 윤석열 대통령에게 제청하게 된다. 빠르면 추천위 개최 다음날인 17일, 늦어도 이번주 안에는 제청 절차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법무부는 지난달 중순 국민 공모 방식으로 총장 후보자를 천거 받았다. 천거된 9명 가운데 현직은 7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환섭(사법연수원 24기) 법무연수원장, 김후곤 서울고검장, 노정연 부산고검장, 이두봉 대전고검장, 이주형 수원고검장, 조종태(이상 25기) 광주고검장, 이원석(27기) 대검찰청 차장검사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외부 인사로는 구본선(23기) 전 광주고검장, 차맹기(24기) 전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장이 심사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이원석 차장이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장기간 이어진 총장 공백 상황에서도 검찰총장 직무대리로서 안정감 있게 검찰 조직을 이끌었다는 평가 때문이다. 장기간 검찰총장 공백기에도 한 장관과 협의를 거쳐 검찰 인사에 관여했기 때문에, ‘총장 패싱’ 논란을 희석할 수 있는 점도 장점이다. 이 차장은 윤석열 검찰총장 시절 핵심 참모인 대검찰청 기획조정부장을 맡은 바 있다. 반면, 후보자군 가운데 가장 기수가 낮아 그가 총장이 되면 ‘고위급 줄사표’를 부를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그 밖에 ‘특수통’으로 꼽히는 여환섭 원장이나 이두봉 고검장도 유력 후보군에 속한다. 후배들 사이에 신망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 김후곤 고검장은 ‘비윤’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윤석열 라인’ 코드 인사라는 비판을 불식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가능성이 거론된다. 윤석열 정부 첫 검찰총장은 이르면 다음달 중순께 취임할 것으로 보인다. 총장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하지만, 국회 임명 동의가 필요하지는 않다.
전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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