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욱 공수처장이 8월26일 과천 청사에서 새 로고를 반영한 공수처 현판 제막식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의 고발사주 의혹을 수사하고 공소유지를 맡고 있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검사가 최근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공수처 검사들의 잇따른 사의 표명으로 제도 개선 등이 필요하다는 위기감이 공수처 내부에서 확산되고 있다.
20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공수처 수사1부(부장 이대환) 소속 이승규 검사는 최근 개인 사정을 이유로 공수처에 사의를 표명한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공수처 지휘부는 이 검사를 만류하고 있지만, 사직 의사를 철회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검사는 지난해 4월 임명된 공수처 초기 구성원 중 한명이다. 공수처 임명 전에는 김앤장법률사무소에서 일했다.
이 검사가 공수처를 떠나게 되면 그간 공수처 수사 가운데 여론의 주목을 가장 많이 받았던 고발사주 의혹에 대한 재판 대응마저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현재 고발사주 의혹 사건의 공소유지를 맡은 공수처 구성원은 모두 4명이다. 여운국 차장 총괄 하에 이대환·이승규·김숙정 검사가 실무를 담당하고 있다. 이 가운데 이승규 검사는 고발사주 의혹 초기부터 수사를 맡아온 검사로 알려져 있다. 당장 오는 26일 고발사주 의혹 재판 3차 공판준비기일이 예정돼 있지만 이 검사가 재판에 출석할지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다만 공수처 관계자는 “사의를 표명했다고 업무를 소홀히 할 수는 없지 않나. 이 검사가 출석해야 하지 않겠나”고 말했다.
공수처는 최석규 공소부장의 사직서도 수리하는 과정을 밟고 있다. 최 부장은 이미 한 차례 사의를 표명했으나 반려된 뒤 수사3부장 겸임근무에서 해제된 바 있다. 수사1부에 있는 김일로 검사도 최근 사의를 표명했지만 반려된 상태다. 앞서 지난 6월과 7월 평검사 둘이 사표를 내기도 했다. 공수처 관계자는 “공수처 검사를 3년씩 세차례 연임하게 하는 구조가 좋은 인재들이 모여 마음 놓고 수사할 수 있게 보장하는지 의문”이라며 “공수처법이 갖고 있는 제도상 미비점에 대한 검토와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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