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단독] “해임 사유이나 성적 우수” 성추행 직원 봐준 공공기관

등록 2022-09-21 15:27수정 2022-09-21 15:55

성희롱·성추행 직원 ‘해임’ 아닌 ‘강등’ 처분
산림청 산하 기관 “경고 차원서 해임 언급”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 외부.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 공식블로그 갈무리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 외부.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 공식블로그 갈무리

산림청 산하 공공기관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한수정)이 성희롱·성추행을 한 직원에 대해 ‘해임사유’에 해당한다’면서도 ‘강등’ 처분을 해 ‘봐주기 징계’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윤미향 무소속 의원이 공개한 한수정의 ‘징계처분사유설명서’, ‘고충심의위원회 회의록’, ‘인사위원회 세부 의사록’을 보면, 한수정은 지난해 12월 관리자급 직원 ㅇ씨를 성비위 사건으로 징계하면서 강등 처분을 의결했다. ㅇ씨는 여성 직원 2명을 술자리에서 성희롱·성추행했다는 신고로 인사위원회에 회부됐다. 한수정 인사위는 “ㅇ씨의 성희롱·성추행 행위는 매우 중한 비위행위로 ‘해임’ 처분 사유에 충분히 해당되나, 본인의 잘못을 모두 인정하고 있으며 깊이 반성하고 있다는 점, 그간 근무성적이 우수했고 기관에 기여한 공이 크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했다. ㅇ씨는 현재 부서를 옮겨 근무 중이다.

‘한수정 인사규정 시행세칙’을 보면, 성희롱 등 성비위는 ‘비위의 정도가 약하고 경과실’인 경우 ‘감봉-견책’, ‘비위의 정도가 심하고 경과실이거나, 비위의 정도가 약하고 중과실’인 경우 ‘강등-정직’, ‘비위의 정도가 심하고 중과실이거나, 비위의 정도가 약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 ‘파면-해임’, ‘비위의 정도가 심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 ‘파면’까지 가능하다.

‘강등’은 직급을 1계급 내리고, 3개월간 정직하는 중징계에 해당한다. 그러나 ㅇ씨가 지난해 7월 업무 소홀로 ‘견책’ 처분을 받은 바 있고, 인사규정 세칙에도 성비위를 ‘엄중 문책’사항으로 지정해 징계를 감경할 수 없도록 돼 있어 ‘강등’ 처분이 봐주기 아니냐는 의심이 나온다. 지난해 7월26일 열린 한수정 인사위 세부 의사록을 보면, 인사위는 ㅇ씨에 대해 “협약서 내용을 잘못 작성해 이후 품종 출원업무가 법률 규정에 위배되도록 초래했다는 점”을 들어 ‘견책’ 처분했다. 해당 징계와 관련한 내용은 언론을 통해 보도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수정은 봐주기 징계가 아니라고 밝혔다. 한수정 관계자는 “인사 시행세칙에 감경 사유는 특정돼 있다. ‘근무성적 우수’로 감경한 것이 아니다. 다만, 당시 징계위원 5명 중 1명이 해당 직원과 조직 전체에 강력하게 경고해야 한다고 주장했기 때문에 ‘해임에 해당하는 행위’라는 문구가 기록에 남은 것이다”고 해명했다. 더불어 한수정은 “해당 사건 이후 매년 1회 성희롱 피해 경험 설문조사와 성희롱 등 폭력예방교육을 실시해 적극적인 재발 방지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미향 의원은 “성실의무 위반으로 징계를 받은 직원이 성희롱을 저질렀음에도, ‘기관에 기여한 공이 크다’는 이유로 징계를 감경한 데서 성비위에 대한 한수정의 안이한 인식이 드러난다”면서 “작년에만 한수정에서 3건의 성희롱이 발생한 만큼, 직장 내 성희롱에 대한 심각성을 인지하고 강력한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고병찬 기자 kick@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