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전경.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지난해 기준 법원에 민사소송을 내고 첫 재판을 받기까지 평균 137일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위해 판사 증원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법원행정처가 발간한 ‘2022 사법연감’을 보면, 지난해 민사 본안사건 1심을 접수하고 첫 기일이 열리기까지 평균 137.2일이 걸리는 것으로 집계됐다. 소장 접수 뒤 넉달 반을 기다려야 겨우 법정에 나가볼 수 있다는 뜻이다. 2018년 116.4일 걸렸던 이 기간은 2019년 133.2일, 2020년 134.9일로 점점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항소심 접수 뒤 첫 재판까지는 평균 189.6일이 소요됐다. 민사사건 평균처리기간도 지난해 기준 1심만 364.1일로 집계되는 등 해마다 늘고 있다.
법원 내부에서는 여러 가지 요소가 맞물려 판결 속도가 늦어지고 있다고 말한다. 지난해 민사 본안사건 접수 건수(89만여건)는 전년 대비 11.87% 줄었지만, 미처 처리하지 못한 적체사건 및 사건 복잡화, 판사 수 부족 등으로 평균 처리기간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의 한 민사부 판사는 “사건을 처리할 수 있는 역량은 한정돼 있는데 판사들이 사건 쌓이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예전보다 사건이 복잡해지고 읽어야 할 기록 수도 늘어났다”며 “현실적으로 판사 수를 늘려야 해결될 문제라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코로나19 및 경기둔화로 지난해 개인파산신청도 여전히 5만건에 가까운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법원에 접수된 개인파산 사건은 4만9063건으로 2020년(5만379건)에 견줘 2.6% 감소했지만, 5년 전인 2017년(4만4246건)과 비교하면 약 11% 증가한 수치다. 법인파산도 지난해 955건으로 2020년(1069건)보다 줄었지만 5년 전(717건)과 비교하면 33% 증가했다.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