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보상계획 미리 알고 땅 산 공무원…누리집 공개 사실이라도 유죄

등록 2022-10-06 12:00수정 2022-10-06 13:24

지방자치단체의 토지보상 계획이 시 홈페이지에 일부 게시됐더라도, 공무원이 이 정보를 활용해 땅을 샀다면 법을 위반한 것이라는 판단이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클립아트코리아
지방자치단체의 토지보상 계획이 시 홈페이지에 일부 게시됐더라도, 공무원이 이 정보를 활용해 땅을 샀다면 법을 위반한 것이라는 판단이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클립아트코리아

지방자치단체의 토지보상 계획이 시 누리집에 일부 게시됐더라도, 공무원이 이런 정보를 미리 알고 땅을 샀다면 법을 위반한 것이라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업무 처리 중 알게 된 정보를 이용해 부동산을 취득한 공무원 ㄱ씨가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부패방지권익위법) 등을 위반한 혐의로 기소된 사건에서 ㄱ씨에게 징역 1년6월과 4억8745만원 추징을 명령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6일 밝혔다.

경북 지역의 한 지방자치단체에서 도시개발과장으로 근무했던 ㄱ씨는 2018년 1월 자신이 일하는 지자체의 도로개설공사에 대해서 알게 됐다. ㄱ씨는 업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이 공사와 관련한 구체적인 노선계획안, 도로에 편입될 토지에 대한 보상시점과 보상금액까지 파악했다. 같은해 7월25일, ㄱ씨는 이같은 도로공사 계획을 모르는 땅 주인으로부터 보상 대상 토지를 3억3천만원에 매입하고 7월31일 자신의 배우자 명의로 소유권 이전 등기를 마쳤다.

이듬해 3월14일 도로개설공사와 관련해 지자체가 매입·보상하는 부동산 정보를 알게 된 ㄱ씨는 같은 방식으로 공사 계획을 모르는 해당 토지 소유자에게서 1억9500만원에 땅을 샀다. 두 번째로 산 땅은 조카 이름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했다. 이후 ㄱ씨는 이렇게 매입한 토지에 대한 보상금을 받았다.

검찰은 ㄱ씨의 행위가 부패방지권익위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보고 재판에 넘겼다. 부패방지권익위법은 공직자가 업무처리 중 알게 된 비밀을 이용하여 재물 또는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취득하게 한 경우,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7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다.

ㄱ씨는 자신이 알게 된 정보들은 모두 공개된 정보들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무죄를 주장했다. ㄱ씨가 땅을 산 날인 7월25일보다 빠른 7월4일, 지자체 누리집에 해당 토지에 대한 보상계획이 이미 공고돼 일반인도 이 정보에 접근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었다. ㄱ씨는 이런 점을 근거로 “배우자나 조카 명의로 부동산을 취득할 당시는 이미 비밀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일관되게 ㄱ씨가 사용한 정보가 업무상 알게 된 비밀이라고 판단했다. 법원은 “피고인이 알게 된 내용 중 일부가 공고되거나 홈페이지 게재되는 등 방식으로 일반인에게도 알려졌더라도, 공고문에 세부 내용은 생략되어 있어서 해당 토지가 보상대상인지 여부를 알 수 없었고 토지 소유자들에게 개별 통지도 이뤄지지 않았다”며 “전반적인 내용에 관한 비밀성이 상실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최민영 기자 mymy@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