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중앙선 침범…운전경력증명서엔 기록 남는다

자전거를 타다 중앙선을 침범했던 사실이 운전경력증명서에는 기재될 수 있지만, 자동차운전면허대장에 기록되는 것은 부당하다는 1심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클립아트코리아

자전거를 타다 중앙선을 침범한 사실이 운전경력증명서와 자동차운전면허대장에 모두 적혀있다면 이를 지울 수 있을까? 법원은 자동차운전면허대장에 적힌 내용은 삭제할 수 있지만, 운전경력증명서 기록은 지울 수 없다고 판단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재판장 김정중)는 ㄱ씨가 서울 양천경찰서장을 상대로 낸 운전경력증명서 등의 자전거 교통위반 경력 말소 거부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고 17일 밝혔다.

ㄱ씨는 2020년 3월 자전거를 타고 가다 중앙선을 침범해 도로교통법 위반으로 범칙금 3만원 처분을 받았다. ㄱ씨는 2021년 2월 취업을 위해 경찰에 운전경력증명서 발급을 신청했다가 1년 전 자전거 중앙선 침범 경력이 증명서에 적힌 사실을 알게됐다. ㄱ씨는 경찰에 이를 삭제해달라고 요청했지만 거부당했다.

그런데 ㄱ씨는 이 과정에서 자신의 자동차운전면허대장에도 자전거 교통법규 위반 사실이 적혀있는 것을 알게됐다. ㄱ씨는 자동차운전면허대장에 적힌 위반 사실에 대한 삭제도 요청했지만, 경찰은 재차 거부했다. 이에 반발한 ㄱ씨는 “운전경력증명서와 자동차운전면허대장에 적힌 자전거 중앙선 침범 법규위반 사실을 모두 삭제해달라”며 소송을 냈다.

1심은 자동차운전면허대장에 남은 위반 기록은 삭제해야 한다면서도, 운전경력증명서 기록은 남겨둬야 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자동차운전면허대장에는 기본적으로 운전면허와 관련된 내용들이 기재될 수 있는데, 자전거 관련 법규위반은 운전면허와 관련된 사항이 아니다”고 판단했다. 반면 운전경력증명서와 관련해서는 “운전경력증명서의 ‘교통사고’나 ‘법규위반’란에는 반드시 운전면허를 전제로 하지 않는 자전거로 인한 사항도 기재할 수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밝혔다.

최민영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