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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단독] 백제병원 ‘대리진료 사망’, 유족 손배소 승소…“재수사 하라”

등록 2022-10-20 05:00수정 2022-10-20 10:56

업무상과실치사 불기소된 의사
법원, 손해배상 유족 편 들며 “의사 과실”
백제병원 소속 아닌 의사가 대리 진료도
유족 및 피해자 모임 경찰청에 고소장 제출 예정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충남의 한 종합병원에서 대리진료를 보던 의사의 과실로 사망한 환자의 유족이 손해배상 소송에서 승소하자, 의사의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불기소 처분한 검경의 1차 수사가 부당하다며 경찰청에 재수사를 요구하기로 했다.

19일 <한겨레>가 확보한 대전지방법원 판결문을 보면, 사망한 ㄱ씨는 2017년 5월 뇌경색 증상으로 충남 논산에 있는 백제종합병원(백제병원)에 입원했다. ㄱ씨는 병원 입원 후에도 가래를 뱉어내지 못하거나 물을 마시다 사레에 걸리는 등 연하장애(삼킴장애) 징후를 보였다. 다음날 ㄱ씨는 다음날 병원이 제공한 일반식을 먹다가 기침을 하며 의식을 잃었고, 심폐소생술 후에도 의식을 되찾지 못해 숨졌다.

법원은 ㄱ씨 사망에 의사 이아무개씨의 과실이 있다고 봤다. 이씨는 ㄱ씨가 알약을 물과 함께 삼킬 수 있는 것을 보고 연하기능이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주장했으나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법원은 연하장애가 뇌경색의 흔한 동반증상이고, ㄱ씨가 입원 후에도 연하장애의 징후를 보였으나 검사 없이 일반식을 처방한 것은 과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지난 6월14일 유족들에게 각 3437만원가량을 지급하라는 원고 승소 판결이 내려졌고, 현재는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유족 쪽은 민사소송 결과를 토대로 앞서 검경이 부실수사를 했다고 주장한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부검 결과 이씨의 사인에 대해 ‘음식물에 의한 기도 폐색성 질식사로 사망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논산경찰서는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에 대해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했고, 대전지방검찰청 논산지청도 해당 혐의에 대해서는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특히 진료한 의사 이씨는 백제병원 소속 의사가 아님에도 대리로 진료하고 허위로 진료기록부를 기재한 사실도 있다. 논산시립노인전문병원 의사인 이씨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별도로 신고하지 않은채 백제병원에서 근무하면서 백제병원 의사 김아무개씨의 이름을 빌려 진료기록부를 작성하고 진료했다. 이씨는 진료기록부 작성 시스템에 이름을 빌린 의사 이름 뒤에 온점(.)을 찍은 아이디를 부여받아 진료했다. 이에 대해서 법원은 의료법 위반 혐의로 벌금 100만원의 약식명령을 내렸다.

유족을 포함한 ‘백제병원 피해자모임’은 이처럼 이씨에게 진료를 받았지만 진료기록에는 ‘김OO.’로 기재된 환자 3명의 진료기록을 확보했다. 이들은 이런 식의 ‘유령진료’가 의료법 위반 뿐 아니라 진료비 허위청구에 해당한다며 이씨와 병원을 사기죄 혐의로 고소할 예정이다. 특히 이들은 유착 가능성이 큰 지역경찰이 아닌 경찰청에서 해당 사건을 직접 수사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피해자들은 20일 오전 경찰청 앞에서 경찰의 재수사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고소장을 제출할 예정이다.

이우연 기자 az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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