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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용산구의회, 3년전 “핼러윈 이태원 무법지대” 해놓고 홍보매진

등록 2022-10-30 19:13

2019년 회의록 보니
“핼러윈 축제는 자발적 축제…무질서 혼란 많아” 지적
“핼러윈 때 이태원=무법지대”지적도
“지구촌 축제랑 연계하자” 홍보 매진
지난 2019년 2월 13일 제8대 용산구의회 제245회 제2차 복지도시위원회 회의록 갈무리
지난 2019년 2월 13일 제8대 용산구의회 제245회 제2차 복지도시위원회 회의록 갈무리
사망자가 150명 넘게 나온 참사가 일어난 서울 이태원동을 관할하는 용산구의회가 3년 전 이미 핼러윈 축제가 주최 주체가 없는 자발적 행사라 혼란이 많다는 점을 인지하고도 안전대책 마련엔 소홀했던 걸로 30일 드러났다. 용산구의회는 오히려 지구촌축제와 연계하자며 홍보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2019년 2월13일 열린 제8대 용산구의회 복지도시위원회 회의록을 보면, 설혜영 당시 복지도시위원장은 “핼러윈축제를 확인을 해보면 좋지 않은 뉴스들이 좀 있다. ‘이태원이 굉장히 무법지대다’, ‘여러 가지로 혼잡하다’ 이런 것들이 있다”며 “그래서 거기에 대해서 저희가 고민을 해 봐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자 문화체육과 관계자는 “이태원 핼러윈축제는 우리 이태원 지구촌축제처럼 우리 구에서 예산을 지원한다든가 아니면 이태원관광특구가 직접 운영을 한다든가 이런 사항은 아니고, 핼러윈축제는 자발적으로 이루어진 축제다”라며 “그러니까 제가 알기로 몇년 전부터 갑자기 이태원 쪽에서 ‘핼러윈데이’라 그래 가지고 축제형식으로 하다 보니까 상당히 무질서하고 혼란도 많고 그렇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사실 저희도 그것에 대한 문제점을 공감하고 있습니다만, 하여튼 위원장님 말씀하신 바대로 저희가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은 없는지, 아니면 좀 더 나은 방향은 없는지, 검토를 해 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후 관련 회의록을 보면 용산구의회는 안전대책 마련보다는 핼러윈축제 홍보 방안에 더 집중했던 걸로 보인다. 1∼9대 용산구의회 회의록을 보면, ‘핼러윈·핼로윈·할로윈’ 단어는 모두 16차례 회의(7대 4회, 8대 12회)에서 18번 거론됐다. ‘무질서’ 지적이 있기 하루 전, 용산구의회 행정건설위원회에서 이현미 위원은 용산구 홍보와 핼러윈 축제를 연계를 담은 정책 연구를 제안하며 “그것을 한번 연구를 해보셔가지고, 그때 용산이 아주 마비가 될 정도로. 우리가 물론 치안과 안보 이런 것도 다 같이 병행해서 해야 되겠지만, 가장 큰 홍보를 할 수 있는, 젊은 세대한테 이태원을, 우리 가구거리를, 모든 엔틱거리를 알리고, 이런 모든 것들을 홍보를 할 수 있는 기회가 그때가 아닌가 생각을 해봤다”고 말했다.

‘무질서’ 지적이 있고 난 뒤인 2019년 12월 회의록을 보면, “제가 ‘이태원 지구촌 축제를 핼러윈 축제하고 연계해 보면 어떻겠나’ 그런 얘기도 드렸습니다만, 제가 아이디어도 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좀 참조하시고,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창출할 수 있는 그런 기구체가 하나 있어야 된다”(이현미 위원), “(지구촌축제와 핼러윈축제 날짜가) 보름 정도 차이가 나는데, 이것(지구촌축제)을 날짜를 조금만 뒤로 조정 좀 해 주실 수 있으면 좋고요”라며 용산구 홍보 차원에서 날짜 조정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태원 참사로 30일 새벽 서울 용산구 사고 현장이 통제되는 가운데 인근 거리에 귀가하지 않은 핼러윈 인파가 가득 차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이태원 참사로 30일 새벽 서울 용산구 사고 현장이 통제되는 가운데 인근 거리에 귀가하지 않은 핼러윈 인파가 가득 차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주최단체가 없어 핼러윈 단체의 안전 통제가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이미 3년 전에 있었음에도 관련 대책이 마련되지 않은 게 이번 ‘이태원 참사’로 이어진 걸로 보인다. 이번 참사는 주최 단체가 없는 자발적인 행사여서 도로 통제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 15~16일 이태원 일대서 열린 이태원지구촌축제는 이태원 관광특구연합회가 주최하고, 서울시·용산구가 후원했다. 지자체 자체적으로 운영한 행사여서 이태원역 메인 도로를 통제한 뒤 도로 위에서 각종 행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이번 핼러윈은 행사의 주체가 없던 터라 공권력에 의한 별도 통제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연서 기자 lovelett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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