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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단독] SPC, 믹서기 뚜껑+얼음 같이 갈았다…피해자 CT 찍었더니

등록 2022-11-08 16:31수정 2023-08-08 16:48

파스쿠찌 셔벗에 플라스틱 조각들
위에 2㎝ 측정 날카로운 이물 발견
“본사 대처는 보험사 연결이 전부”
지난 9월19일 에스피씨(SPC) 계열 브랜드 ‘파스쿠찌’ 매장에서 섭취한 음료 속에서 발견된 플라스틱 조각들(왼쪽). 오른쪽은 해당 음료와 플라스틱 뚜껑을 함께 갈았던 믹서기.
지난 9월19일 에스피씨(SPC) 계열 브랜드 ‘파스쿠찌’ 매장에서 섭취한 음료 속에서 발견된 플라스틱 조각들(왼쪽). 오른쪽은 해당 음료와 플라스틱 뚜껑을 함께 갈았던 믹서기.

경기도에 사는 이아무개(33)씨는 지난 9월19일 에스피씨(SPC) 계열 브랜드 ‘파스쿠찌’ 카페에서 음료를 시켰다. 얼음이 갈린 셔벗(샤베트) 형태 음료를 마시던 그는 시간이 지나도 녹지 않는 조각들을 발견했다. 자세히 보니 플라스틱 조각이었다. 매장 쪽은 믹서기 뚜껑이 믹서기에 들어가 함께 갈렸다고 했다. 남은 음료를 쏟아보니 플라스틱 조각들이 아직 남아 있었다.

이씨는 바로 대형병원 응급실에 갔고 복부 시티(CT·컴퓨터단층촬영) 결과 위 안에 길이 2㎝로 측정되는 날카로운 이물이 보인다는 진단을 받았다. 8일 이씨는 <한겨레>에 “복통이 지속돼 매일같이 대변을 막대기로 저어보면서 내용물을 확인하는 등 수치심을 느꼈다. 많은 양을 섭취했는데 조각을 하나밖에 발견하지 못해 불안한 상황”이라고 했다.

지난 9월19일 한 에스피씨(SPC) 계열 브랜드 ‘파스쿠찌’ 카페에서 섭취한 음료 속에서 플라스틱 조각이 발견됐다. 이는 음료를 갈던 중 믹서기 뚜껑이 같이 갈리면서 생긴 플라스틱 조각으로 확인됐다. 독자 제공
지난 9월19일 한 에스피씨(SPC) 계열 브랜드 ‘파스쿠찌’ 카페에서 섭취한 음료 속에서 플라스틱 조각이 발견됐다. 이는 음료를 갈던 중 믹서기 뚜껑이 같이 갈리면서 생긴 플라스틱 조각으로 확인됐다. 독자 제공

이씨는 매장과 에스피씨 쪽 대처에 분노했다. 사건 당일과 다음날 매장 점주 배우자로부터 사과 문자가 왔다. 복통이 계속되는 데다 점주 본인 연락이 아니어서 답을 하지 않았다. 사건 이틀 뒤 에스피씨 쪽 고객센터를 통해 지역 슈퍼바이저(SV)와 전화연결이 됐지만 “(점주 남편이) 연락을 드렸는데 받지 않았다” “보험사 연결이 절차”라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이씨는 “사고에 대한 제대로 된 사과도 없고 ‘보험사 연결이 할 수 있는 전부’라는 식의 말을 들으니 황당했다. 보험사와 연결되면 책임을 져야 할 본사 쪽은 빠지게 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본사 쪽 대처 방안을 듣고 싶다는 요구를 여러 차례 했다”고 했다.

계속된 요구 끝에 사고 한 달 뒤 이씨는 에스피씨 본사 쪽 직원과 두 차례 만나 사과를 받았다. 그러나 이때도 보험사 연결 외에 본사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배상은 없다는 답을 받았다고 한다.

실제 프랜차이즈 매장은 식료품에서 이물질이 나올 경우 배상책임보험을 통한 배상 절차를 밟는다. 한국소비자원에 피해 구제를 신청하더라도 새 제품으로 바꿔주거나 구매비를 환불해 주는 선에서 분쟁이 해결되기 때문에, 위자료 등을 받기 위해서는 해당 업체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는 방법밖에 없다.

에스피씨 홍보담당자는 <한겨레>에 “사과의 뜻은 이미 여러 통로를 통해 전달했다. 가맹점에서 현금으로 100만원을 주겠다고도 했지만 이씨가 요구하고 있는 금액이 더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에스피씨 쪽은 “9월 사건을 지금 (기사로) 쓰겠다는 거냐”고 묻기도 했다.

이씨는 ‘블랙 컨슈머’가 아니라고 했다. 그는 “보험사 연결만 강조하는 대처에 화가 나 ‘100만원으로도 안 될 일’이라는 말을 한 것뿐이다. 추후 플라스틱 섭취로 질병이나 장애가 생길 경우 본사에서 계속 살펴보겠다는 약속을 받고 싶은 것이 전부다. 에스피씨 같은 대기업이 식품 안전사고와 관련한 대응을 허술하게 한다는 것에 대해 충격받았다”고 했다. 에스피씨 쪽은 재발 방지를 위해 가맹점 대상 교육을 하겠다고 했다.

지난달 이씨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민원 신고를 넣었고, 해당 매장의 관할시청은 같은 달 말 매장을 방문해 시정 명령을 내렸다.

이우연 기자 az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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