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방역수칙을 어기고 서울 도심에서 집회를 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택근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이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집회의 자유보다 감염병 예방의 가치를 더 크게 보는 법원의 판결 기조가 다시 한 번 확인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4단독 박설아 판사는 10일 오후 열린 재판에서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감염병예방법) 위반, 일반교통방해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 부위원장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벌금 300만원을 선고하고, 사회봉사 160시간을 명령했다. 박 판사는 “코로나19 감염병 확산 저지를 위해 온 국민이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하고 있었고, 코로나19의 예방과 치료를 위해 수많은 공무원과 의료진이 헌신적 노력을 하고 있던 점을 고려하면 죄책이 무겁다”면서 “어려운 환경에 처한 노동자의 현실을 알리고자 집회를 연 것이고, 집회로 인해 일반 국민에게 불편을 끼친 점에 대해 미안하다는 뜻을 밝힌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이유를 밝혔다.
윤 부위원장은 지난해 10~11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집회금지 통고를 받았는데도 불구하고 서울 서대문구와 종로구 일대에서 1~3만명이 참가한 대규모 집회를 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와 일반교통방해 혐의를 적용했다.
윤 부위원장 쪽은 집회를 금지하는 내용의 감염병예방법과 그에 따른 서울시의 집회금지 고시가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런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박 판사는 “이 사건에 적용된 법령은 감염병의 예방과 관리라는 필요성과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되고, 그에 따른 집회·시위 금지 조처가 과도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앞서 법원은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어기고 지난해 7월 도심 집회를 열어 재판에 넘겨진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사건에서도 감염병예방법 위반 등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양 위원장은 1·2심에서 모두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고 현재 대법원 상고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최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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