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 서 ‘어떻게 신뢰의 다리를 놓을 것인가: 솔루션 탐색 을 중심으로’에 대하여 제13회 아시아미래포럼 세션 3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전문가들은 한국 사회의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열쇠로 연대와 연결을 꼽았다.
10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어떻게 신뢰의 다리를 놓을 것인가’를 주제로 열린 제13회 한겨레 아시아미래포럼 제3세션 행사에서 이형희 에스케이(SK)수펙스추구협의회 에스브이(SV)위원장은 첫번째 발제자로 나서 “기업이 신뢰를 회복하려면 사회가 기업에 바라는 역할과 기업의 현실 간 간극을 줄여나가야 한다”며 “그것이 바로 지속가능한 경영”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국민이 바라는 기업의 모습은 지속가능한 성장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고 사회적으로 문제를 빚지 않고 투명한 경영을 하는 것”이라며 “기업 문화 향상과 환경 문제 해결에 더 앞장서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기업에 대한 불신이라는 원인을 해결하지 않고서는 규제 완화를 아무리 요구해도 소용이 없다”며 “기업 스스로 변화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두번째 발제자로 나선 이승윤 중앙대 교수(사회복지학)는 노동의 관점에서 한국 사회의 신뢰 붕괴를 분석했다. 이 교수는 “산업화 시기에 만들어진 노동정책과 복지제도가 서비스경제 자본주의로 이행하면서 형해화했다”며 “이 간극에서 플랫폼 노동자처럼 기존의 제도가 보호하지 못하는 이들의 불안정성이 확대되면서 제도에 대한 신뢰가 약화해 각자도생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회적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사회적 위험에 노출된 ‘신패자집단’ 간 연대를 통해 신뢰 회복을 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에 대해 최영준 연세대 교수(행정학)는 “현재 우리나라의 신뢰 수준은 중국이나 80년대 우리 사회보다 못하지만, 신뢰가 높다고 반드시 더 좋은 사회라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현재 한국 사회는 새로운 균형을 찾아 발전하고 있지만 그 과정이 반드시 선형적이지 않을 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더 좋은 사회로 나아가고 신뢰의 위기를 극복하려면 이전 상태로 돌아가지 않고 변화를 향해 나아갈 의지가 있는 주체들 간 연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희삼 광주과학기술원(GIST) 교수(기초교육학)는 “대인 신뢰를 비롯한 사회적 자본은 사회 통합과 개인의 행복감에 매우 중요하다”며 “그러나 한국 청년들은 타인에 대한 관용이나 신뢰가 다른 나라 청년들에 비해 낮게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수직적인 판서식 교육 방식을 고수하는 사회일수록 사회적 자본이 낮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며 청년들의 신뢰 회복을 위해서는 “수평적이고 상호 협력할 수 있는 교육 방식이 효과가 있는 걸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남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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