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정보과 보고서 삭제 지시 의혹으로 입건됐던 서울 용산경찰서 전 정보계장이 숨진 채 발견됐다.
강북경찰서는 11일 낮 12시45분 용산서 전 정보계장 정아무개 경감이 자택에서 숨진 채 가족에게 발견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정씨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청 관계자는 “유서 존재 여부와 자세한 사건 경위는 확인 중”이라고 했다.
정 경감은 용산서 정보과장과 함께 핼러윈 전 정보과에서 만들어진 보고서를 삭제하도록 지시·회유한 혐의로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에 입건돼 수사를 받고 있었다. 정 경감에게 적용된 혐의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와 증거인멸 및 업무상과실치사상이다. 용산서 한 정보관은 참사 전인 지난달 26일 핼러윈 때 ‘인파가 몰려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으니 별도 인력 지원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보고서를 작성했는데, 참사 직후 정보과장과 정씨가 정보관의 업무용 피시(PC)에서 이를 삭제하도록 종용 및 회유했다는 의혹이 일었다.
이 일로 정씨는 대기발령 조치됐고, 특수본은 전날인 10일 용산서 소속 정보관들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를 마쳤다. 특수본은 이날 “국가에 헌신한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에게도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한편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공노총) 소방공무원노조는 오는 14일 경찰과 소방의 총 지휘책임자인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직무유기와 업무상과실치사상,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고발하고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로 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 자살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 전화하면 24시간 전문가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장예지 기자
penj@hani.co.kr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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