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진 헌법재판관이 지난달 13일 출입국관리법 63조 1항 위헌제청사건 공개변론을 위해 헌재 대심판정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영진 헌법재판관의 ‘골프 접대’ 의혹을 수사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골프 모임에 참석했던 변호사를 불러 조사한 것으로 14일 확인됐다. 당시 골프 모임 참석자 가운데 이 재판관을 제외하고 모두 조사를 마친 셈이다.
공수처 수사3부(부장 김선규)는 지난달 이 재판관이 참석했던 골프 모임에 있던 ㄱ변호사에 대한 조사를 한차례 진행한 것으로 이날 드러났다. ㄱ변호사는 이 재판관의 고향 후배가 주선한 골프 모임에서, 사업가 ㄴ씨가 골프 및 식사 접대를 하는 과정에 동석한 인물이다. ㄱ변호사는 이 재판관한테 전달하는 명목으로 ㄴ씨로부터 현금과 골프 의류 등을 받았다는 의혹도 제기된 인물이다. 공수처는 ㄱ변호사를 상대로 이 같은 의혹이 사실인지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판사 출신인 ㄱ변호사는 이 재판관의 대학교 후배로, 이혼 소송 중인 ㄴ씨의 법률 대리인을 맡기도 했다.
공수처는 ㄱ변호사 조사를 끝으로 이 재판관을 제외한 골프 접대 의혹 관계인 조사를 마무리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공수처는 지난달 12일 골프 접대를 주선한 이 재판관 고향 후배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식사와 골프 비용을 댄 사업가 ㄴ씨도 지난 8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공수처는 지난 9월 ㄱ변호사와 ㄴ씨 등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다만 공수처는 여전히 이 재판관에 대한 출석 요구는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공수처는 혐의의 중대성 등을 따져본 뒤 이 재판관에 대한 조사 방식 등을 결정할 계획이다. 공수처는 앞서 올해 안에 해당 사건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재판관은 지난해 10월 고향 후배가 주선한 골프 모임에 참석해 사업가 ㄴ씨에게 골프와 식사 등 향응을 제공 받았다. ㄴ씨는 당시 ㄱ변호사를 통해 이 재판관에게 금품 등을 전달했으며, 이혼 소송 관련 조언을 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 재판관은 식사와 골프 등 향응 제공은 받았지만, 금품은 받은 적 없다고 해명했다. 이혼 소송 관련한 상의에도 “좋은 변호사를 구하시라”는 정도로만 답했다는 게 이 재판관 쪽 입장이다.
전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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