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 렌터카’ 박영수 전 특검 기소…조선·중앙 전 논설위원도

박영수 전 특검. <한겨레> 자료사진

‘가짜 수산업자’ 김아무개(44)씨에게 포르쉐 렌터카 등을 제공받은 혐의로 박영수 전 특별검사가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 김수민)는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박 전 특검 등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14일 밝혔다. 박 전 특검과 함께 재판에 넘겨진 이들은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 이아무개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 엄아무개 전 앵커, 이아무개 광주지검 순천지청 부부장검사 등이다. 이들에게 모두 3019만원 상당의 금품을 제공한 혐의로 가짜 수산업자 김씨도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박 전 특검이 2020년 3회에 걸쳐 86만원 상당의 수산물을 수수하고 대여료 250만원 상당의 포르쉐 차량을 무상으로 이용했다고 판단했다. 앞서 박 전 특검은 “렌트비를 정상 지불했다”며 ‘가짜 수산업자’ 김씨의 사실확인서를 제출했지만 검찰은 “김씨의 사실확인서는 허위임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또한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은 2020년 52만원 상당의 수산물을 받고 305만원 상당의 골프채를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이아무개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은 2019년 포르쉐·베엠베(BMW) 등 외제차 다수를 무상으로 이용해 535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엄아무개 앵커는 2019년 12월 110만원 상당의 유흥을 접대받고 2019년 11월부터 2021년 3월까지 벤츠·아우디 등 다수의 외제차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합계 942만원 상당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 검사는 2020년에 걸쳐 외제차를 무상으로 이용하고 220만원 상당의 수산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자녀 학원 수업료 579만원을 대납받은 혐의로도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이 검사에 대한 징계 절차를 별도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김무성 전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대표는 무혐의 처분했다. 김 전 대표는 대여료 547만원 상당의 차량을 무상으로 이용한 혐의를 받았지만, 수사개시 전인 2020년 2월 비서에게 차량 대여료 처리 등을 지시해 미정산 렌트비를 모두 지급했고, 명의도 옮겨왔다는 점이 입증됐다고 한다. 또한 김씨에게 대학 등록금을 수수한 혐의로 송치된 정아무개 기자는 등록금을 빌렸다가 되갚은 사실이 인정돼 무혐의 처분됐다.

앞서 김씨는 김 전 대표 친형 등을 상대로 100억원대 사기 행각을 벌인 혐의로 지난 7월 징역 7년형을 확정 받았다.

박영수 전 특검 쪽은 “법리적으로도, 사실관계로도 혐의가 없다는 것이 변호인들의 판단이고 주장이었다. 검찰의 이번 기소 결정은 법리나 사실관계를 벗어난 처분으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광준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