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참사 현장에 국화꽃이 놓여 있다. 경찰은 지난 11일 사고 현장 통제선을 제거했다. 연합뉴스
이태원 참사 발생 뒤 처음으로 희생자 유족 일부가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진상 규명과 유족 의견 청취에 무성의한 태도를 보이는 정부에 유감을 나타내며 더 많은 유족이 함께 하기를 희망했다고 한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10·29 참사’ 진상규명 및 법률지원 티에프(TF)는 16일 오후 희생자 17명의 유족과 가진 간담회 내용을 공개했다. 간담회는 전날 저녁 30여명의 유족이 참여한 가운데 묵념으로 시작돼 2시간30분 동안 진행됐다고 한다. 민변은 “유가족들은 모여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자리가 비로소 마련된 것에 대한 아쉬움, 참사 발생 뒤 17일이 지난 현재까지도 정부 차원에서 진상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고, 유가족들이 모여서 서로 위로하고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전혀 제공하지 않은 점에 한 목소리로 깊은 유감을 표했다”고 전했다.
유족들은 간담회에서 “살릴 수 있었는데도 살리지 못했다” “희생자들이 ‘왜 그곳에 갔는지’ 물을 것이 아니라 ‘왜 돌아오지 못했는지’를 물어야 한다” “책임을 회피하는 책임자들, 그 책임을 희생자에게 돌리는 시각에 참담하다” 등 의견을 냈다고 한다. 민변은 “유족들은 희생자들이 숨진 경위에 대한 명확한 진상규명과 마땅히 책임져야 할 사람들에 대한 철저한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유족들은 또 희생자에 대한 혐오 표현 등 2차 가해로 인한 고통을 호소했다고 한다. 민변 티에프는 이에 대한 법률 지원을 하기로 했다.
지난 13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참사 현장에 국화꽃이 놓여 있다. 경찰은 지난 11일 사고 현장 통제선을 제거했다. 연합뉴스
유족들은 희생자 가족 간 소통과 의견을 모으기 위한 채팅방 개설 등을 통해 더 많은 유족들이 모일 수 있기를 바랐다고 한다. 희생자 가족과 피해자들은 민변 공익인권변론센터(02-522-7283, pipc@minbyun.or.kr)에 연락하면 필요한 법률 지원 및 다른 유족과의 연결을 요청할 수 있다.
장예지 기자
penj@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