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학년도 수능에서 난도가 높다고 꼽힌 국어 17번 문제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끝이 났다. 17일 수능을 본 수험생들은 소셜미디어(SNS)에 시험에 대한 각종 반응을 쏟아냈다. 수능이란 키워드를 타고 올라왔던 트위터 실시간 트렌드를 정리해봤다.
1. 국어에 #최소제곱이라니요?
올해 수능 국어는 대체로 쉬웠다는 분위기지만 그래도 분명 어려운 문제는 있었다. 입시업계와 교사들이 꼽은 최고 난도의 문제는 기초대사량 관련 과학 지문이 출제된 17번 문제였다. 지문에서 기초대사량 증가율과 체중 증가율의 관계를 구한 ‘클라이버의 법칙’을 이해하고 농게의 게딱지 폭을 이용해 큰 집게발의 길이를 추정할 수 있는지를 묻는 문제였다. 최소제곱법 원리를 바탕으로 한 과학 지문이 등장하자 충격을 받았다는 수험생들이 많았다. “풀다가 멘탈 나갔음. 최소제곱이라니”(@sum******) “과학기술연계로 최소제곱이 나왔는데…국어가 쉬웠다는 거지”(@ywu**) “최소 제곱법이구나 ㅎ. 용어도 모름. 이러니까 틀리지”(@nya******)
2. #수학 1번은 5초면 푸는 거 아니었음?
시험 문제 1번은 긴장 풀라는 의미로 쉽기 마련인데 이번엔 아니었나 보다. 2교시 수학 1번 문제가 실시간 트렌드를 장식했다. “내가 아는 그 수능 수학 1번 맞아??”(@Rai****) “원래 1번은 눈 감고도 푸는 거 아니었냐고”(@hwa******) “수학 1번 미쳤냐. 5초면 풀 문제가 1번인데”(@ixi****) “1번 문제부터 막혀서 다 찍고 잠”(@ani********) “이제 수능 다시 친다는 농담도 못 하겠다. 수능 수학 1번부터 못 풀겠음”(@fin******)
수학 1번에 관한 트윗이 폭포처럼 쏟아지자 이 반응이 재밌다는 글도 눈에 띄었다. 한 트위터 이용자(@zoo_*****)는 “수능 때마다 ‘수학 1번 맞아??’ 이렇게 올라오는 게 젤 웃김”이라고 썼다.
3. 눈 비비며 표시한 #국어 짝수형 정답
문제를 다 풀고도 정답 표시를 잘못하면 시험은 망한다. “수학 1번 답 5번인데 계산 값이 4라서 4번 체크한 듯. 아 큰일 났다. 또 실수했어!” (@sol******) 이런 경우가 허다한데 답안지 번호 배열이 수상쩍다면?
국어 짝수형 답안지에 정답을 표시하다 두 눈을 의심했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정답이 ‘3355533’(19~25번 문제) ‘414141’(36~41번 문제) 식으로 나오면서 문제를 제대로 푼 게 맞는지, 정답 표시를 잘 한 게 맞는지 의심했다는 반응이었다. 국어 짝수형 답안지를 본 트위터 이용자들은 “3355533ㅋㅋ 풀다가 흠칫하고 다시 풀기” “심리전 제대로…” “밀려 쓰는 순간 인생 나락” “답 맞아도 바꾸겠다” 같은 반응들을 보였다.
2023학년도 수능 국어 영역 시험지에 필적 확인 문구 ‘나의 꿈은 맑은 바람이 되어서’가 적혀 있다. 연합뉴스
4. #나의 꿈은 맑은 바람이 되어서
이날 응시생들의 필적 확인을 위한 문구로는 한용운의 시 ‘나의 꿈’ 중 한 구절인 ‘나의 꿈은 맑은 바람이 되어서’가 사용됐다. 필적 확인 문구는 대리 시험 방지를 위해 수험생들이 매 과목 답안지의 필적 확인란에 직접 따라 적어야 하는 문장이다. 문구는 국내 작가의 문학작품 중에 출제위원들이 고르는데 수험생들을 격려하거나 감동과 위로를 주는 문장을 선정한다. 트위터엔 “수능 필적란 문구 너무 좋아”(@pdh*******) “#나의_꿈은_맑은_바람이_되어. 다들 수고 많으셨어요”(@_T0**)라며 문구를 인용한 트윗이 많았다. 온라인동영상 서비스인 왓챠도 수험생 이벤트를 하면서 24시간 무료이용 쿠폰코드를 ‘맑은바람이되어서’로 쓰기도 했다.
필적 문구를 시험 결과에 연결해 한탄하는 글들도 자주 올라왔다. “나의 꿈은 맑은 바람이 되어 날아가셨노”(@myf*****) “내 점수도 맑은 바람이 되어!”(@Eun_***) “맑아졌네요, 투명합니다. 재수 확정”(@kee********)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7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영복여자고등학교에서 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이 환하게 웃으며 시험장을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5. #수능 후기 #다음은 너야
결과와 상관없이 시험이 끝나면 어쨌든 홀가분하다. 17일 수능 시험이 마무리되자 밤사이에 #수능 후기 #다음은 너야 #좋은 결과 등이 실시간 트렌드로 올라왔다.
“수능 후기. 다들 열심히 푸는데 나는 시험지와 눈싸움”(@swe********) “대졸들이 중졸들을 상대로 치졸하다”(@Wai**********) “수능 후기. 잘 봐서 행복함!!!”(@uar****)처럼 시험이 끝나서 후련하다는 반응과 함께 시험이 끝난 자체에 설레는 분위기도 읽혔다. “나도 적을래. 수능 후기_(짝수형) 내가 이걸 적을 날이 오다니…매년 남의 글만 주구장창 봐왔는데”(@HN_***) “수능 보고 #다음은 너야 할 생각에 설렘”(@pa_******)
2024학년도 수능을 치는 현재 고등학교 2학년들은 수능 후기를 보는 마음이 착잡하다. 매년 반복되는 ‘#다음은 너야’가 이제 내 얘기가 됐으니 말이다. “왜 자꾸 수능 후기가 올라오는 것이지…고통스럽다. 이게 바로 케이예비 고3이라는 것인가”(@Ali********) “내가 다음은 너야 실트의 주인공이 될 줄은”(@skd*****)
맑은 바람처럼 날아가 수능은 끝났고, 이제 결과만이 남았다. 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이여, 해방감과 함께 부담감도 클 테지만 오늘 하루만이라도 모처럼 찾아온 여유를 만끽하시라!
김미영 기자
instyl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