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카타르월드컵 개막을 사흘 앞둔 17일 저녁 카타르 도하 수크 와키프 중심거리에서 튀니지 시민들이 응원을 하고 있다. 도하/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대한축구협회가 ‘이태원 참사’의 여파로 2022 카타르월드컵 거리응원을 하지 않기로 한 가운데, 월드컵 경기를 생중계하는 영화관에서 펼쳐질 이른바 ‘극장 응원’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응원단 ‘붉은악마’는 축구협회가 취소한 거리응원을 19일 다시 추진하기로 했다.
멀티플렉스 극장 씨지브이(CGV)는 카타르월드컵 한국 경기를 전국 100개 극장에서 생중계 한다고 밝혔다. 씨지브이는 오는 24일 밤 10시에 열리는 우루과이전을 시작으로 28일 밤 10시 가나전, 다음달 3일 자정에 진행되는 포르투갈전 등 대표팀 조별 예선 경기를 생중계할 예정이다. 대표팀이 16강에 올라가게 되면 이후 경기 역시 생중계한다. 앞서 씨지브이 지난 2006년 독일 월드컵을 시작으로 4년마다 개최되는 월드컵 경기를 생중계했고, 이번이 다섯번째다.
코로나19 거리두기 해제로 4년 만의 월드컵 거리응원을 기대했지만, ‘이태원 참사’ 여파로 취소되면서 아쉬워 했던 시민들은 ‘극장 응원’으로 이를 해소할 수 있을 걸로 보인다. 다만 경기를 관람 중에는 방역규칙에 따라 마스크를 써야 한다.
씨지브이는 한국 축구 대표팀을 응원하는 사진을 올리면 추첨을 통해 선물을 주는 ‘대한민국 미리 응원전’을 진행하고, 월드컵 생중계 티켓을 예매한 사람에게 한국 영화 5000원 할인권을 주는 등 월드컵 기념 다양한 행사도 진행할 예정이다. 씨지브이 관계자는 “소중한 사람들과 극장을 방문해 태극 전사들을 응원하며 스크린 너머에서 펼쳐지는 카타르 현지의 뜨거운 열기를 느껴보길 바란다”고 했다.
그러나 거리응원전이 펼쳐질 가능성도 아직 남아있다. 축구협회가 취소한 거리응원을 한국 축구대표팀 응원단 ‘붉은악마’가 다시 추진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붉은악마’ 서울지부는 이날 “월드컵 거리 응원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추진하기로 했다”며 “지난 17일 서울시에 광화문광장 사용 허가를 신청했고 현재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붉은악마’는 안전 사고에 대비해 종로경찰서와 소방서에도 협조 요청을 했다고 한다.
서울시는 다음 주중 광화문광장자문단 심의를 거쳐 승인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붉은악마는 광장 사용 허가가 나면 우리나라 대표팀의 월드컵 조별리그 경기가 예정된 24일과 28일, 12월 3일에 광화문광장에서 거리 응원을 펼칠 예정이다. 앞서 축구협회는 지난달 18일 서울시에 낸 광장 사용 허가 신청을 이달 4일 취소했다. 당시 협회는 “이태원 참사가 난 지 한달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 거리 응원을 하는 게 국민 정서에 맞지 않는다”고 취소 이유를 설명했다.
오연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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