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상여금도 통상임금”…기아차 노동자 3차 소송 1심도 승소

대법원은 2020년 8월20일 기아차 노조원들이 정기상여금 등이 통상임금에 해당한다며 낸 임금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연합뉴스

기아자동차 노동자들이 2019년 노사 특별합의를 받아들이지 않고,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되는지 다툰 3차 임금소송에서도 1심 승소했다. 2020년 8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 따라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켜 미지급 수당을 회사가 지급해야 한다는 취지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1부(재판장 정봉기)는 24일 기아차 노동자 3107명이 기아 주식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 소송에서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된다고 판단하고, 회사가 노동자들에게 미지급 수당과 퇴직금 등 269억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2019년에 노사가 특별합의로 2011년부터 2014년까지 기간에 대해서는 소송을 제기하지 않기로 했다는 회사 쪽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기아차 노동자들이 회사를 상대로 낸 통상임금 소송은 이번이 세 번째다. 임금채권을 청구할 수 있는 소멸시효가 3년이라 2011년 소장을 낸 1차 소송은 2008년부터 2011년까지, 2014년 2차는 2011년부터 2014년까지, 2017년 3차 소송은 2014년부터 2017년과 2017년부터 2019년까지로 나눠서 소송이 진행됐다. 통상임금은 노동자가 정기·일률적으로 받는 기초임금으로,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 등 각종 초과근로수당과 퇴직금 산정에 기반이 된다.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될 경우 산정기준이 늘어나 각종 수당이 함께 늘어나게 되는 셈이다.

기아차 노동자 2만7천여명이 원고였던 1차 소송은 1·2심에서 모두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후 항소심까지 패소한 회사 쪽은 2019년 소를 취하한 원고들에게 일정 금액을 지급하기로 기아차 노조와 특별합의를 했다. 이 합의로 1차 소송 원고 가운데 2만4천여명이 소를 취하했다. 남은 원고 3천여명은 상고심까지 재판을 이어가 2020년 8월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이 확정됐다.

2차 소송은 기아차 노조 집행부 13명이 대표로 소송을 해서 승소하면 그 내용을 모든 조합원에게 적용하기로 했다. 이 소송도 같은 취지로 항소심까지 승소했지만, 2019년 특별합의로 노조 집행부가 소를 취하해 항소심에서 소송이 마무리됐다. 노조 간부들의 2차 소송 소 취하 합의에 동의하지 않은 직원 2444명은 노조의 대표 소송이 취하됐더라도 개별 직원들의 임금채권은 여전히 주장할 수 있다며 별도 소송을 냈다. 이 별도 소송 역시 지난 2월 노동자 쪽이 1심 승소했다.

최민영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