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양천경찰서는 7일 초등학생을 납치한 뒤 부모에게 돈을 요구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미성년자 약취·유인)로 차아무개(34)씨와 동생(28)을 붙잡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차씨 형제는 6일 낮 2시30분께 김아무개(9)군을 양천구 목동 한 학원 앞에서 차에 태워 납치한 뒤, 오후 4시30분께부터 일곱차례에 걸쳐 이른바 ‘대포폰’과 공중전화로 김군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아이를 데리고 있으니 몸값 1억원을 보내라”고 협박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차씨 형제가 지하철 5호선 화곡역에서 전화를 건 사실을 알아낸 뒤 해당 시간대에 화곡역 안 폐쇄회로 텔레비전에 찍힌 동생의 모습을 통해 이들의 신원을 확인했다. 이어 다음날 오전 1시께 자수를 권유하는 누나의 전화를 받은 차씨 형제는 오전 3시께 구로역에서 김군을 택시에 태워 집으로 돌려보냈다.
차씨 형제는 김군을 놓아준 뒤 곧바로 천안으로 달아났으나, 가족과 경찰의 설득에 따라 이날 오전 11시께 천안에서 경찰에 순순히 붙잡혔다. 경찰에서 차씨 형제는 “지난해 11월부터 부실채권을 사서 되파는 사업을 함께 벌이다 빚을 1억원 가량 지게 돼 이런 일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전진식 기자 seek1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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