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지원시설 ‘나눔의집’. 연합뉴스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쉼터인 경기 광주시 ‘나눔의집’ 후원자들이 후원금을 돌려달라며 소송을 냈지만 1심에서 전부 패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68단독 박진수 부장판사는 20일 나눔의집 후원자 50여명이 사회복지법인 대한불교조계종 나눔의집을 상대로 낸 후원금 반환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앞서 나눔의집은 2020년 5월 후원금 유용 논란이 일었다. 당시 나눔의집 일부 직원들은 나눔의집 쪽이 할머니들을 위해 후원금을 사용하지 않고, 부동산과 현금자산으로 보유해 향후 노인 요양사업에 쓰려 한다고 폭로했다. 논란이 불거진 뒤 결성된 ‘위안부 할머니 기부금 및 후원금 반환소송 대책 모임’은 나눔의집과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을 지낸 윤미향 무소속 의원을 상대로 총 9천여만원의 후원금 반환 소송을 냈다.
원고 쪽은 법정에서 “나눔의집이 누리집에 계좌번호와 함께 게시한 대로 위안부 할머니의 생활, 복지를 위해 후원금을 사용할 줄 알았는데 그렇게 사용하지 않았다”며 후원금을 돌려달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나눔의집은 “후원금은 법률상 지정 후원금과 비지정 후원금으로 구분된다”며 “비지정 후원금은 사용 용도에 제한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날 재판이 끝난 뒤 원고 쪽은 “나눔의집 관련 의혹의 사실 여부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이런 결과가 나와 유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원고들이 정대협과 윤 의원을 상대로 낸 후원금 반환 청구는 이날 선고에서 빠졌다. 윤 의원은 정부 보조금을 부정 수령하고 후원금을 개인 계좌로 모집하는 등 사적으로 유용한 혐의로 2020년 9월 기소돼 1심 재판을 받고 있는데, 법원은 윤 의원의 형사재판 1심 결과를 지켜본 뒤 심리를 이어가기로 했다.
최민영 기자
mym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