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전세 매물 정보가 붙어 있다. 연합뉴스
가짜 임대인과 임차인을 모집하고 서류를 위조해 100억원대 전세자금 대출 사기를 벌인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양천경찰서는 전세계약서와 대출 관련 서류를 위조해 전세자금 대출을 받은 63명을 검거했다고 3일 밝혔다. 이 가운데 총책 등 7명은 구속됐다.
이들은 지난 2021년 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45차례에 걸쳐 시중은행에서 약 100억원을 대출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재직증명서·전세계약 관련 서류 등 전세 자금을 대출받기 위해 서류를 위조해 허위 임대차 계약서를 작성하고 1건당 2억원 이상의 대출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주택금융공사에서 보증하는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한 전세자금 대출이 임차인의 소득증빙 관련 서류와 전세계약서만 있으면 쉽게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경찰은 이들이 총책과 중간책, 임차인을 이용해 직접 대출을 받는 대출팀장, 대출 서류를 위조하는 위조책, 수표로 된 대출금을 출금한 뒤 현금으로 환전해 돈을 세탁하는 환전책, 허위 임차인과 임대인을 모집하는 모집책을 두는 등 조직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했다.
경찰은 총책과 위조책에는 사기 및 사문서위조·행사 등의 혐의를, 나머지에게는 사기 혐의를 각각 적용했다. 총책과 더불어 임대인과 임차인 역할을 같이 한 사람, 임대사업자로 등록한 뒤 임대인 역할을 한 사람 등 적극 가담자 7명은 구속했다. 현재 검찰로 송치된 인원은 50명으로, 경찰은 남은 인원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은 “현행 전세자금 대출 절차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한국주택금융공사와 시중은행에 제도 개선을 요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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