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2215억 빼돌린 오스템 전 직원 징역 35년…“007 작전처럼”

등록 2023-01-11 15:24수정 2023-01-12 02:13

범행 가담 아내도 3년 선고
오스템임플란트 본사. 연합뉴스
오스템임플란트 본사. 연합뉴스

회삿돈 2215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오스템임플란트 전 재무팀장 이아무개(46)씨가 11일 법원 1심에서 35년을 선고받았다.

이날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4부(부장 김동현)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으로 기소된 이씨에 대해 “횡령 행위로 인해 피해 회사, 주주 등 이해관계자, 자본시장과 시장경제에 끼친 해악을 고려하면 장기형의 선고가 불가피하다”며 징역 35년과 벌금 3000만원을 선고하고 1151억 8797만 555원을 추징하라고 명령했다. 앞서 검찰은 결심공판에서 이씨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이씨의 범행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에서 규정한 양형기준을 무색하게 할 만큼 거액이라 죄질이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 부장판사는 “피고인이 도대체 어떤 생각으로 이런 범행을 했는지 모르겠다”며 “상장사에서 이런 식의 범행이 손쉽게 이뤄진다는 점에 대해 참 놀라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이씨가 ‘출소 후 이익 향유’를 계획한 점도 장기형의 사유가 됐다. 이씨가 범행을 저지른 후 도피 도중 작성한 메모에는 실종선고와 수사기관 자진 출석 중 어떤 경우에 경제적 이익을 보유할 수 있을지 따져보는 내용 등이 담겼다고 한다. 이씨가 오스템 회장의 지시를 받고 횡령을 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는 “그게 사실인지 아닌지 모르겠으며, 설령 사실이라 하더라도 그것 때문에 범행이 정당화될 수는 없다고 보인다”고 했다.

범행에 가담한 가족들도 실형을 피할 수는 없었다. 아내 박아무개씨는 징역 3년이 선고됐고, 여동생과 처제에게는 각각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이 선고됐다. 이들은 이씨가 주식과 코인 투자로 돈을 많이 벌어서 증여해주는 것으로 알았기 때문에 범행에 가담하고자 하는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주식이나 코인투자가 불법도 아닌데 그렇게 번 돈이라면 이렇게 쫓기듯이 단기간에 많은 금액을 007 비밀 작전을 하듯이 이전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이씨가 어떤 범행을 통해 획득한 돈을 숨기기 위해 재산을 이전하는 것이라는 정도는 충분히 알았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여동생과 처제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한 것에 대해서는 “피고인 이씨나 박씨와의 관계에서 그런 부탁을 거절하기는 너무 어려웠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씨는 오스템임플란트 재무팀장으로 재직하며 2020년 11월부터 2021년 10월까지 법인 계좌 잔고증명서를 위조하는 방식으로 회삿돈 2215억원을 본인 명의의 주식계좌로 빼돌린 뒤 주식 투자를 하거나 금괴, 부동산 등으로 바꿔 은닉한 혐의를 받는다.

이우연 기자 azar@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