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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이상민, 이태원 분향소 예고 없이 방문…“도둑 조문” 반발 [영상]

등록 2023-01-21 17:55수정 2023-01-21 23:51

“위로의 말씀 드리려고 한다”며 유가족 찾아
“사퇴하길 요구한다” 항의받자 3분 만에 떠나
유가족협의회 “설 연휴 전날 몰래 방문” 반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설 연휴 첫날인 21일 예고 없이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았다.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 제공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설 연휴 첫날인 21일 예고 없이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았다.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 제공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설 연휴 첫날인 21일 예고 없이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았다. 유가족들은 “도둑 조문”이라며 항의했다.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에 따르면 이 장관은 이날 오전 10시40분께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 인근에 마련된 ‘10·29 이태원 참사 합동분향소’를 방문했다.

이 장관은 헌화한 뒤 “위로의 말씀을 드리려고 한다”며 유가족을 찾았고, 한 유가족을 만나 “이런 젊은 청년들을 잘 지켜드리지 못해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여러 번 말씀을 드렸는데 한번 만나서 얘기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당시 현장에 있던 유가족은 2명뿐이었다고 한다.

유가족과 시민단체가 “할 일 안 해놓고 인제 와서 얘기를 하면 어떤 얘기를 하겠다는 거냐”, “국정조사 결과 책임을 다하지 못한 사람은 사퇴하길 요구하고 있다”고 항의하자 이 장관은 3분 만에 자리를 떠났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유가족 측은 이 장관으로부터 조만간 분향소를 방문하겠다는 연락을 받았지만 “응당한 책임을 지겠다는 약속 없이는 오지 말라”고 답변했다. 그런데도 이 장관은 방문 날짜와 시간을 고지하지 않은 채 이날 오전 기습 방문한 것이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지난달 19일 분향소를 예고 없이 방문했다가 5분도 못 돼 자리를 떴다.

이에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는 성명서를 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의도적으로 유가족들과 시민들이 가장 없을 것 같은 날에 시민분향소를 방문한 것으로 보인다”이라며 “진정 유가족들을 위로하고 싶었다면 어떠한 소통도 없이, 설 연휴 전날에 분향소를 몰래 방문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또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지난 11월 개별 유가족과의 비공식적 만남만을 요구하면서 유가족협의회의 전체 만남은 거부하기까지 했다. 더불어 이번 방문 이전 유가족협의회와의 공식적인 만남도 협의한 적 없다”며 “마치 행안부와의 만남을 못하는 것의 책임이 유가족들에게 있는 듯 이야기한 이 장관의 발언에 실소밖에 나오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진정으로 유가족들을 위로하고 싶다면, 국정조사결과보고서에 따른 책임을 인정하면서 사퇴해야 한다”며 “동시에 공식적으로 유가족협의회에 직접 책임을 인정하며 사과한 뒤 조문을 하는 것이 마땅하다”라고 지적했다.

김가윤 기자 gay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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