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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아내와 ‘태교여행’ 가서도…대마 피운 재벌3세·연예인 등 재판행

등록 2023-01-26 10:30수정 2023-01-26 14:45

“도주 3명은 수배”
미국 국적 가수 ㄷ씨 주거지에서 발견된 대마. 서울중앙지검 제공
미국 국적 가수 ㄷ씨 주거지에서 발견된 대마. 서울중앙지검 제공

대마를 흡입하고 판매한 혐의 등을 받는 재벌가 3세와 고위공직자 자녀, 연예인 등 십수명이 대거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부장 신준호)는 지난해 10월부터 ㄱ씨 등 모두 20명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입건해 17명을 기소했다고 26일 밝혔다. 이 가운데 10명은 구속 상태, 7명은 불구속 상태로 각각 재판에 넘겼다. 나머지 3명은 국외로 도주해 지명수배했다. 이들이 거래한 대마 양은 총 1kg 미만 정도로, 1회 흡연분 0.5g 기준 약 2천번 가량 흡입할 수 있는 수준이다.

검찰 수사는 경찰이 대마 재배 혐의로 ㄱ씨를 지난해 9월 검찰에 구속 송치하며 시작됐다. 앞서 경찰은 ㄱ씨 주거지에서 대마를 재배하는 텐트를 찾았지만, 인력 부족 등을 이유로 따로 압수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ㄱ씨의 주거지를 다시 압수수색해 국제우편물에 은닉한 대마를 찾았고, 이를 토대로 추적수사에 나선 끝에 남양유업 재벌 3세 홍아무개(41)씨 등이 연루된 사실을 확인했다. 홍씨는 대마를 흡입하고 판매한 혐의 등으로 지난해 11월 구속기소됐다.

조사 결과 홍씨는 다른 재벌가와 고위 공직자 자녀 등 6명에게 대마를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고, 검찰은 이를 고리 삼아 수사망을 넓혀갔다. 효성그룹 창업자 손자인 조아무개(40)씨가 홍씨에게 대마를 매수하고 흡연한 혐의로 지난해 12월 불구속 기소됐고, 경찰청장의 아들로 알려진 ㄴ씨는 대마를 수차례 사고 판 혐의로 이날 불구속 기소됐다. 그밖에 금융지주 전 회장의 사위, 각기 다른 기업 창업자의 손자 둘, 기업 회장의 아들, 연예기획사 대표, 연예인 등이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 대부분은 해외 유학시절 대마를 접하고, 귀국한 뒤에도 대마를 끊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 관계자는 “미국이나 캐나다 등 해외 유학 기간 당시 현지에서 대마를 했던 이들로 보인다”며 “귀국 뒤에도 인적 네트워크가 유지돼 서로 대마를 주고받는 일종의 마약 카르텔을 구성해 지속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설명했다.

미국 국적 가수 ㄷ씨는 미성년 자녀와 함께 사는 제주도 집에서 대마를 재배하다 적발되기도 했다. 임신 중인 아내와 국외에서 ‘태교여행’을 하며 대마를 흡연했거나, 형제가 함께 직업적으로 대마를 판매하다 검거된 사례도 있다. 과거 대마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재범을 저지른 사람도 4∼5명 정도 된다.

한편, 검찰은 국외로 도주한 3명에 대해서는 지명수배와 함께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검찰 관계자는 “3명 중 2명은 국외 국적자라 인터폴 지명수배 등이 현실적으로 어렵다. 자진해 귀국하면 체포영장을 집행할 수 있다”며 “한국 국적자 한명은 통상 절차에 따라 추후 인터폴 적색수배 등 절차를 밟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주변인이 검거되는 등 수사망이 좁혀오자 검찰이 범행 사실을 인지하기 전 출장 등 형태로 국외에 나갔다고 한다.

검찰은 “대마는 중독성이 더욱 강한 다른 마약류로 진입하는 ‘관문’ 역할을 한다. 대마 중독성과 의존성 역시 매우 심각하다”며 “철저한 수사로 국내 대마 유입 및 유통 차단에 만전을 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광준 기자 ligh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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