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웨이중앙교육, 1인당 10만원씩 줘…“교통비” 해명
전국 100여개 고등학교의 진학 담당 교사 160여명이 굴지의 입시 사업체가 연 ‘진학지도 설명회’에 참석해 돈이 든 봉투를 받는 현장이 포착됐다.
9일 오후 6시 서울 롯데호텔의 크리스탈볼룸홀. 유웨이중앙교육(이하 중앙교육)이 주최한 ‘2007년도 진학지도 협의회’ 행사가 성대하게 열렸다. 최대 8명 가량이 앉을 수 있는 원탁이 스무개 정도 차려져 있었고, 교사들이 하나둘씩 행사장으로 들어섰다. 교사들은 주최쪽으로부터 일일이 자료가 담긴 봉투와 학교 이름이 적힌 명찰을 받고 행사장으로 들어갔다. 이날 참석한 교사들은 서울을 비롯해 전국의 고교에서 학생들의 입시 진학 관리와 상담을 맡고 있는 2, 3학년 담임교사들로, 이날 행사에는 160여명이 참석했다. 그들은 1시간여에 걸쳐 이 회사가 마련한 2007학년도 입시 전망 등의 설명을 들은 뒤 1인당 5만4천원짜리 뷔페 만찬도 곁들였다. 겉으로는 기업 홍보를 곁들인 단순히 일선 진학지도를 설명하는 자리였다. 그러나 기자가 현장을 확인한 결과 회사 쪽이 참석 교사들에게 건넨 봉투에는 자료와 함께 1만원권 10장이 들어 있었다. 한 교사는 기자를 같은 교사인 줄 알고 “학교에 갖다주려고 봉투 5개를 더 챙겼다”며 “얼른 봉투를 챙겨가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회사 관계자는 “일선 교사들이 중앙교육은 알지만 회사 이름이 새로 바뀐 건 잘 몰라서 사업 내용을 알리기 위해 만든 자리”라며 “돈이 많이 드는 광고를 할 수 있는 처지는 아니고, 여기까지 온 교사들에게 교통비로 10만원을 지급한 것”이라고 답해 사실상 돈을 준 것을 시인했다. 유웨이중앙교육은 35년의 역사를 지닌 중앙교육진흥연구소에서 2002년께 분사해 학습지 및 모의고사 사업을 펼쳐온 대형 입시전문 교육업체로, 지난해 입시지원 접수 대행업체인 유웨이와 합병했다. 유영산 중앙교육 대표는 “멀리 지방에서 온 교사들도 있기 때문에 최소 실비 정도의 교통비를 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이것조차 문제가 된다면 기업 영업을 하지 말라는 얘기”라고 해명했다.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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