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3일 서울 영등포구 도림동과 신도림역을 잇는 도림보도육교가 내려앉아 진입이 통제되고 있다. 연합뉴스
‘엿가락’처럼 휘어 논란이 된 서울 영등포구 도림보도육교가 결국 철거된다. 육교에 사용된 쇠가 ‘한계 강도’를 넘어 휘어지면서 사실상 복구가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22일 <한겨레> 취재 결과, 영등포구청은 지난 17일 도림보도육교 철거공사에 대한 수의계약 공개입찰을 진행하고 용역사를 최종 선정해 4월 중으로 철거를 완료하기로 했다. 구청은 지난 9일 공사예정금액 3억7678만원을 책정해 철거공사 용역사를 모집했다. 이 철거공사 용역에 320개사가 입찰했다. 최저가로 입찰한 용역사 중 적격심사를 거쳐 최종 낙찰자가 선정된다.
육교 복구 여부를 고민하던 구청은 자문위원 쪽에서 “육교에 사용된 쇠가 한계 강도를 넘어서 철거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받아들여 철거 결정을 내렸다. 구청 도로과 관계자는 “철거 방식은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2016년 총사업비 28억원을 들여 개통한 도림보도육교는 시공된 지 불과 7년도 안 돼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교각이 없는 아치 형태로 길이 약 100m, 폭 2.5m 정도의 보행교인 이 육교는 지난 1월3일 다리 가운데 부분이 내려앉으면서 보행이 통제됐다. 사고 당시 보행자가 없어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사고 불과 한 달 전에 진행한 안전점검에서 에이(A)등급을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부실 검사’로 논란이 커졌다.
또 사전 경고가 있었지만 구청이 부실하게 대처한 점도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해 12월 말 “육교 외형에 문제가 있다”는 내용의 신고가 구청에 접수됐으나, 구청은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았다. 앞서 지난해 4월엔 구청 직원이 육교 교대(다리받침) 부분에 3㎝가량의
벌어짐 현상을 관측해, 안전 점검 업체가 관련 보고서를 작성하기도 했다.
임시편성팀(TF)을 꾸려 육교가 내려앉은 경위를 조사 중인 국토교통부 산하 국토안전관리원은 이달 말을 목표로 조사를 완료할 예정이다.
곽진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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