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86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가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주한일본대사관 인근에서 열려, 참가자들이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명예와 인권 회복, '강제동원 셀프배상' 철회 등을 요구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세계 여성의날인 8일 열린 수요시위에 참석한 시민들은 “피해자의 인권과 존엄을 무시한 굴욕적인 강제동원 해법을 당장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 인근 도로에서 열린 ‘1586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를 찾은 시민 80여명은 일본 기업이 참여하지 않는 정부의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안을 규탄했다. 이들의 손에는 여성의날을 상징하는 보라색 풍선과 여성의 참정권을 의미하는 장미 한 송이씩 들려있었다.
이나영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이사장은 “피해생존자이자 30여년간 법적 투쟁을 해 오신 양금덕 할머니는 ‘그런 더러운 돈은 곧 굶어 죽어도 안 받는다’고 호통치시며 우리가 모두 힘을 합해 미래세대가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들자고 하셨고, 고 김복동 할머니도 ‘아이들이 평화롭게 사는 나라’를 만들어달라고 우리에게 당부하셨다”며 “침묵의 두꺼운 얼음을 깨고 가해자의 법적 책임과 사죄를 당당히 요구했던 김학순 할머니의 외침을 다시 가슴에 새기며, 앞서 걸었던 여성들의 용기 있는 삶을 따라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날 수요시위에는 야당 여성 정치인들과 여성단체 인사들도 참여해 피해자들에 대한 연대 목소리를 냈다. 3년 만에 수요시위를 찾은 윤미향 무소속 의원은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로 정부가 국민에게 어떤 고통을 안겼는지 온몸으로 기억하고 있다”며 “우리가 요구한 것은 돈이 아니라 사죄이고 배상이다. 이 땅의 평화를 만드는 일로 이 땅의 인권을 만들어가는 일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인권과 명예가 온전히 회복되는 그 날을 위해 달려나가겠다”고 했다.
권예은 한국여성의전화 활동가도 “여성의 인권과 존엄을 짓밟은 일본 정부와 그들의 억압을 방기하는 윤석열 정부에게 강력히 요구한다”며 “피해자들의 외침을 외면하지 말라. 역사적 진실을 마주하고 생존자들의 고통을 인정하라. 일본 정부와 한국 정부는 생존자들의 명예가 회복될 수 있도록 역사적 의무를 이행하라”고 했다.
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왼쪽)과 윤미향 의원이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주한일본대사관 인근에서 열린 제1586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에서 만나 인사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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