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경찰에 전화했는데 보이스피싱 콜센터라서…깜짝 놀라셨죠?

등록 2023-03-22 14:39수정 2023-03-23 09:23

166명으로부터 61억원 가로채
보안업체 이스트시큐리티의 문종현 시큐리티대응센터장이 보이스피싱 피해자 휴대전화에서 추출한 악성앱으로 피해 상황을 시연하고 있다. 배경은 보이스피싱을 소재로 한 영화 <보이스>의 스틸컷.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그래픽 노수민 기자 bluedahlia@hani.co.kr
보안업체 이스트시큐리티의 문종현 시큐리티대응센터장이 보이스피싱 피해자 휴대전화에서 추출한 악성앱으로 피해 상황을 시연하고 있다. 배경은 보이스피싱을 소재로 한 영화 <보이스>의 스틸컷.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그래픽 노수민 기자 bluedahlia@hani.co.kr

“지금 은행 아니고 경찰서 간 거냐.”

자신의 휴대전화에 악성 앱이 깔린 것을 알아차린 ㄱ씨가 도움을 요청하려고 경찰서에 다녀오자마자 보이스피싱 사기범은 전화로 이렇게 협박했다. 경찰의 보안 앱을 사칭한 악성 도청 앱을 유포해 개인정보를 실시간 빼내고 보이스피싱 사기로 61억원을 뜯어낸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는 경찰의 불법 도청 탐지 앱 ‘폴-안티 스파이’를 사칭한 악성 앱을 유포한 뒤 전화번호, 통화 내용 등의 개인정보를 빼내 보이스피싱 범죄를 저지른 피의자 3명을 정보통신망법 위반(악성프로그램 유포)·사기 등의 혐의로 검거했다고 22일 밝혔다.

경찰 수사 결과, 피의자들은 30·40대 한국과 중국 국적 콜센터 직원들로 이들은 지난 2018년 10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불특정 다수의 피해자들에게 ‘금융기관에 예치한 자금을 보호해 주겠다’, ‘휴대전화에 설치된 악성 앱을 삭제해주겠다’며 휴대전화 938대에 악성 앱을 설치하게 하고, 이후 보이스피싱 사기로 166명으로부터 61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피해자들에게 허위 압수수색 검증영장이나 구속영장·공문서 등을 전자우편이나 카카오톡 알림으로 전송하는 방식으로 자신들을 법원·검찰·금융감독원 등 기관 소속 직원으로 속였다. 이후 범인들은 ‘통장이 지금 압수수색이 될 예정이니, 예금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현금을 출금해 찾아야 한다’며 직접 피해자를 만나 현금을 가로채는 방식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30대 초반의 한 피해자는 수차례에 걸쳐 결혼자금으로 마련한 1억8천만원을 빼앗기기도 했다.

이들이 유포한 악성 앱에는 전화번호·위치정보·통화 기록·메시지 내용 등을 빼내는 기능뿐만 아니라, 피해자가 정부·금융기관에 전화하면 중국에 있는 보이스피싱 콜센터로 바로 연결되는 기능까지 담겼다. 정부·금융기관에서 실제 사용 중인 7099개 번호로 피해자들이 전화를 걸면 중간에 자동으로 중국 보이스피싱 조직의 콜센터로 발신이 전환되는 식이다. 이로 인해 피해자들은 정부나 금융기관에 보이스피싱 여부를 제대로 확인할 수 없었다.

또한 이들은 피해자들의 통화 내용과 위치정보값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피해자가 정부·금융기관이나 다른 사람의 도움을 요청하는지 등을 감시했다. 피해자가 통화하지 않아도 피해자 주변에서 들리는 소리를 계속 녹음해 도청하면서 피해자들이 경찰서를 찾는지 등을 실시간 감시한 것이다. 현재 경찰은 중국에 있는 보이스피싱 조직의 대표, 조직원 등에 대한 단서를 확보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찰청의 1세대 보이스피싱 백신 앱인 ‘폴-안티 스파이’는 지난 2021년 서비스 종료 뒤 ‘시티즌 코난’으로 통합 운영되고 있다. 경찰의 보이스피싱 방지 앱은 문자메시지 내 링크 주소(URL) 클릭 등이 아닌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같은 공식 앱 등에서만 내려받아야 한다. 이승운 경찰청 사이버테러수사대장은 “어떤 정부 기관도 카카오톡이나 사회 관계망 서비스 등을 이용해 압수수색 영장, 구속영장, 공문서 등을 제시하거나 발송하지 않는다”고 했다.

시티즌코난 앱 갈무리.
시티즌코난 앱 갈무리.

박지영 기자 jyp@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김호중, 뺑소니 35일 만에 합의…택시기사 “운전할 엄두 안 나” 1.

김호중, 뺑소니 35일 만에 합의…택시기사 “운전할 엄두 안 나”

의대 학부모들 “환자 불편에도 행동할 때”…강경 투쟁 압박 2.

의대 학부모들 “환자 불편에도 행동할 때”…강경 투쟁 압박

500일 만에 서울광장 떠나는 이태원 분향소…“함께 해 고마웠습니다” 3.

500일 만에 서울광장 떠나는 이태원 분향소…“함께 해 고마웠습니다”

BBC, ‘아줌마 출입금지’ 헬스장 조명…“무례한 행동은 남녀 무관” 4.

BBC, ‘아줌마 출입금지’ 헬스장 조명…“무례한 행동은 남녀 무관”

골키퍼 안아준 손흥민에 ‘휠체어 합성 사진’ 조롱하는 중국 팬들 5.

골키퍼 안아준 손흥민에 ‘휠체어 합성 사진’ 조롱하는 중국 팬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