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강남 납치·살해’ 7시간 늑장보고…수사 뒤 감찰 예고

윤석열 대통령 처가 양평 개발 특혜수사도 이달중 마무리

여성을 납치 후 살해하고 유기한 혐의를 받는 30대 남성이 긴급 체포된 가운데, 지난달 31일 오후 유기한 시신이 발견된 대전 대덕구 대청호 인근에서 경찰 수사관들이 짐을 싣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9일 밤 서울 강남구 아파트단지에서 발생한 납치·살인 사건이 7시간 뒤에 경찰서장 등 지휘부에 보고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수사가 마무리되면 감찰에 착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찰청 관계자는 3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수서경찰서장 등 지휘부에 상황 보고가 늦었다는 지적에 대해 “보고가 늦은 건 사실”이라며 “수사하는 데 지장이 없는 선에서, 왜 보고가 늦어졌는지 제3기관이나 부서를 통해 알아보고, 개선·보완책 있는지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감찰’을 뜻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사안이 중요하고 복잡하다 보니 사안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집중해서 해야 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사건 발생지인 수서경찰서의 백남익 서장은 피의자들이 피해자를 살해한 뒤 대전 대청댐 인근에 암매장하고 대전을 빠져나간 뒤인 다음날 오전 7시에야 첫 보고를 받았다. 김광호 서울경찰청장도 같은날 오전 6시55분 문자로 첫 보고를 받았다. 첫 신고 이후 범죄 차량을 특정하기까지 1시간 남짓 걸린 데 대해서는 “한 시간이 시간상으로 긴 시간 같지만, 실제 현장에 나가서 확인해보면 쉽지 않은 일”이라며 “결과적으로 아쉬움이 남지만, 게을리한 것은 아니고 열심히 찾았다”고 해명했다.

또 범행에 사용된 차량 번호를 특정한 뒤에도 4시간 지나서야(새벽 4시57분) 전국 수배 차량 시스템에 등록하는 등 공조 수사가 늦었다는 지적에는 “전반적으로 어느 부분에서 잘못이 있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일찍 (수배 차량 검색 시스템에 차량번호를) 등록했어도 해당 차량을 잡아내지 못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수배 차량 검색 시스템은 방범용 시시티브이(CCTV), 차량번호자동판독기, 경찰 순찰차의 차량번호인식기 등을 통해 입수된 차량 번호 중 수배 차량 번호가 있는지 알려주는 시스템이다. 사건 발생 이후 범행에 이용된 차량이 해당 시스템에 걸려든 건 이튿날 오전 6시55분이었기 때문에 새벽 4시57분이 결과적으로 ‘뒤늦은 입력’은 아니었다는 설명이다.

한편, 경찰은 윤석열 대통령 처가의 경기 양평 공흥지구 개발특혜 의혹 관련 수사가 막바지에 접어들었다고 밝혔다. 경찰청 관계자는 “경기남부경찰청에서 지금까지 확보한 증거와 관련자 진술 등을 토대로 이달 중 결론을 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장모 가족회사인 이에스앤디(ES&D)가 공흥지구 개발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양평군이 사업 실시계획 인가 기간 만료일을 임의로 변경해주고, 개발부담금을 한 푼도 부과하지 않았다는 의혹을 받는 사건이다. 

장나래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