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상 말뚝 테러’ 일 정치인, 재판 24번째 불출석…11년째 공전

구속영장만 7차례…범죄인 인도 청구도 실패
일 정부, 2018년에도 인도 협조 하지 않아

위안부 소녀상 등에 ‘말뚝 테러’를 한 혐의로 한국 재판에 넘겨진 일본 정치인 스즈키 노부유키. 연합뉴스

일본 정치인 스즈키 노부유키(58)는 2012년 6월 서울 종로구 옛 주한 일본 대사관 앞에 세워진 위안부 소녀상에 ‘다케시마는 일본 땅’이라고 적힌 말뚝을 묶었다. 그는 서울의 전쟁과 여성인권 박물관이 ‘매춘부 박물관’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스즈키는 2012년 9월 일본 가나자와시에 있는 윤봉길 의사의 순국기념비 앞에서 ‘다케시마 말뚝’을 세워놓은 사진을 블로그에 올려 ‘윤봉길은 테러리스트’라며 비난하기도 했다. 검찰은 명예훼손, 사자명예훼손 혐의를 적용해 그를 2013년 2월 재판에 넘겼지만, 재판은 11년째 공전 중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김상일 부장판사 심리로 21일 열릴 예정이었던 스즈키의 명예훼손 및 사자명예훼손 혐의 재판에 피고인 스즈키는 또다시 출석하지 않았다. 스즈키는 법원의 소환장을 적법하게 송달받고도 2013년 첫 공판부터 한 번도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24번째 불출석이다. 검찰은 “피고인이 수년 동안 공판에 출석하지 않고 있다”며 재판부에 스즈키의 구속영장 발부를 요청했고 재판부가 받아들여 4월18일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재판부는 “검찰이 범죄인 인도를 청구하고 피고인 소환 절차도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구속영장 집행은 어려울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7차례나 스즈키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지만 구속영장이 1년 유효기간이 만료돼 다시 법원으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그는 일본에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범죄인 인도법 규정에 따라 스즈키의 국내 송환을 시도할 계획이지만, 지난 2018년에도 일본과 협의가 되지 않아 실패한 바 있다.

재판은 2024년 3월15일과 4월19일로 연기됐다.

이정규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