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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국민한테 신뢰의 꽃 받으려면 검찰도 과거사 반성 꼭 필요”

등록 2006-03-15 20:04수정 2006-03-15 20:05

15일 오전 서울중앙지검 대강당에서 열린 ‘인권보호 수사를 위한 특강’에서 박원순 변호사가 인권 보호의 의미에 대해 설명하면서 일본 검찰의 역사가 담긴 <검찰독본>이란 책을 들어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15일 오전 서울중앙지검 대강당에서 열린 ‘인권보호 수사를 위한 특강’에서 박원순 변호사가 인권 보호의 의미에 대해 설명하면서 일본 검찰의 역사가 담긴 <검찰독본>이란 책을 들어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박원순 변호사, 서울중앙지검서 강연

“공부해야 합니다. 현실에 대한 이해와 통찰만이 고루하고 편협하고 엉뚱한 판단을 막기 때문입니다.”

15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대강당. 특별수사부 등 대형 비리 사건 수사를 전담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3차장 소속의 검사와 직원 300여명을 상대로 한 특별 강연에서 박원순(50·변호사) 아름다운재단 상임이사는 ‘세상공부’를 강조했다.

1980년대 초 검사로 일한 경험이 있는 박 변호사는 상식과 동떨어진 잘못된 판단이 검사들의 편향된 세계관에서 비롯된다고 진단했다. 박 변호사는 “예전에 경상대 교양교재인 〈한국사회의 이해〉가 이적성이 있다며 검찰이 2번이나 교수들의 영장을 청구했는데, 판사가 이를 기각하면서 ‘이런 책은 사회과학서점에서 흔히 볼 수 있다’고 밝혔다”면서 “이는 판사가 사회과학서점에 가보았다는 의미인 반면, 검사는 세상을 골고루 보지 않고 판단을 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매일 아침 주요주제별로 기사를 모으는 ‘신문스크랩과의 전쟁’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는 박 변호사는 “세상을 골고루 보지 않고 어떻게 균형적인 판단을 할 수 있겠냐”며 “바쁘고 힘들어도 이 세상의 많은 이슈들과 함께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두산 사건 판결에 대한 이용훈 대법원장의 비판에서 검찰도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박 변호사는 “검찰의 기소권 행사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결국 법원도 그런 판결을 내린 것”이라며 “재벌이나 정치인 등 힘깨나 쓰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과연 동등하게 취급하고 있는지 자성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가 좋지 않다’는 이유로 기업인 소환을 자제한다든지, 정치권의 압력에 위축되는 모습을 보이지 말고, ‘하늘이 무너져도 정의를 세운다’는 자세로 수사를 해야 한다”며 “그런 스타 검사들이 생기면 검찰청사에 꽃을 들고 찾아오는 국민들이 줄을 이을 것”이라고 말했다.

1970~80년대 중앙정보부나 안전기획부 조사과정에서 고문을 겪은 피의자가 검찰에 송치된 뒤 고문사실을 알렸지만, 검사가 오히려 “그럼 중정으로 다시 보낼까”라며 을러대며 입도 뻥끗 못하게 했던 사례, 고문 흔적이 너무 확연하면 교도소로 보내놓고 검사가 출장조사를 했던 사례 등 박 변호사는 지난 1년 동안 직접 연구한 고문의 역사를 바탕으로 검찰이 정보기관의 인권유린 수사에 적극협조했던 실상을 소개했다. 박 변호사는 “인권옹호라는 임무를 저버린 검찰은 정보기관의 감시를 받는 기관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었지만, 검찰의 독립성 보장을 위해 노력한 건 검사들보다 외부의 많은 분들”이라며 “국민들의 신뢰를 받기 위한 검찰의 과거사 반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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