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 이벤트를 위해 티셔츠에 스티커를 붙인 모습. 블로그 갈무리
“아이가 반장인데 10살 아이들끼리 힘을 모아 소소하게 할 수 있는 이벤트가 있을까요.”
스승의 날을 앞두고 포털 ‘맘카페’ 등엔 학부모들의 스승의 날 이벤트 고민이 이어졌다. 2016년 청탁금지법이 시행된 뒤, 스승의 날 선물이 자취를 감춘 자리에 ‘정성 경쟁’이 자리잡은 탓이다. 학교나 유치원 등에서 교사에게 상품권 등의 선물은 일체 금지하지만, 학생들이 공개적으로 카네이션을 전달하거나 손수 만든 롤링 페이퍼, 손편지 등의 ‘마음’을 전달하는 건 허용한다.
초등학교 5학년 아이를 둔 ㄱ(43)씨는 “4학년 때 같은 반 엄마가 연락해 ‘작년에도 우리 반만 빼고 편지 전달식을 하거나 단체 롤링 페이퍼를 전달했다고 한다’고 귀띔해 줬다”며 “아무것도 안해도 되는 줄 알고 마음을 놨는데, 우리 아이만 몰랐던 것 같다. 편지지를 사러 외출을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부모들은 수채화로 카네이션을 그려 카드를 직접 만들거나 선생님의 이름을 캘리그라피(손글씨)로 쓴 손편지를 전달하는 등 ‘정성’을 강조하는 아이디어를 나누곤 한다. ‘선생님 감사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스티커를 옷에 붙이고 등교하게 하거나, ‘카네이션 머리띠’로 마음을 표현하는 방법도 있다.
중·고교생들은 대체로 선생님을 위한 ‘깜짝 파티’를 준비한다. 인천의 한 고등학교에 다니는 김아무개(18)군은 친구들과 스승의 날에 풍선으로 교실을 꾸미고, 각자 하고 싶은 말을 칠판에 적어두기로 했다. ‘초코파이 케이크’와 작은 꽃다발도 준비했다. 또 다른 학교에 다니는 김아무개(18)양은 “반 친구들끼리 1400원씩 내고 3만5000원짜리 케이크를 주문 제작을 맡겨 선생님께 드리기로 했다”며 “다른 반 애들도 다 케이크를 드리고 나눠먹는다”고 말했다.
김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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