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채팅’으로 만난 연인에게 받은 9억여원에 대해 증여세를 부과하는 것은 정당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재판장 신명희)는 ㄱ씨가 반포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증여세 등 부과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15일 밝혔다.
17살 때 ㄱ씨는 2004~2005년께 당시 40대인 ㄴ씨를 처음 만났다. 인터넷 채팅사이트에서 만난 두 사람은 연인 관계로 발전했다. 전업 주식투자자 ㄴ씨는 ㄱ씨와 성적인 관계를 맺으며 적게는 몇 십 만원, 많게는 몇 천 만원씩 경제적 지원을 했다. 반포세무서 조사 결과, 2006~2012년 ㄴ씨가 ㄱ씨에게 건넨 돈만 73회에 걸쳐 9억4천만원에 달했다. 반포세무서는 2020년 5억3천만원가량의 증여세를 부과했다. ㄱ씨는 증여세 부과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소송을 냈다.
ㄱ씨는 ‘조건만남’이라서 대가성이 있기에 대가성 없는 재산을 받을 때 부과하는 증여세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특히 ㄴ씨가 2008년 다른 미성년자 성매수 혐의로 구속된 뒤 석방돼 5억원은 합의금이나 위자료 명목이라 제외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ㄱ씨가 ㄴ씨에게 돈을 증여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앞서 두 사람의 민사판결이 근거가 됐다. ㄴ씨는 ‘2007~2008년에 걸쳐 ㄱ씨가 아버지 사업이 어렵다고 해 2억원·5억원 등 모두 7억원을 대여했는데 ㄱ씨가 반환하지 않는다’며 2017년 대여금 반환 소송을 제기했다가 패소했다. 당시 법원은 ‘2억원은 주식투자 대금으로 5억원은 사과의 의미로 받은 돈’이라는 ㄱ씨의 진술을 받아들이며, “7억원은 계속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증여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ㄱ씨는 (앞선) 소송에서 ㄴ씨와 연인 관계를 유지하면서 지속해서 경제적 지원을 받았다는 취지로 진술했다”며 “단지 성매매 대가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고 오히려 교제하며 금전을 증여받은 것이라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전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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