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한국시민사회단체모임 활동가들과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미얀마 시민들이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 앞에서 무기수출 행사에 미얀마 대사를 초청한 한국 정부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저항의 의미로 세 손가락을 펴 보이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외교부와 국방부 주관 국산 무기 수출 행사에 주한 미얀마 대사가 참석한 일을 두고 한국 정부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미얀마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한국시민사회단체모임(미얀마지지시민모임) 활동가들과 국내 거주 미얀마인들은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얀마 시민들이 매일 고통받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 정부가 군부 대표를 무기수출 행사에 초청한 일은 유감”이라고 말했다.
지난 2일 외교부와 국방부가 경기도 포천 육군 제8기동사단에서 연 국산 무기 수출 행사에 딴 신(Thant Sin) 주한 미얀마 대사가 초청을 받아 참석했다. 이 행사에서 주한 미얀마 대사가 전차를 탑승한 사진이 찍히기도 했다.
기자회견이 열리기 전, 닝 윗 예이 미얀마군부독재타도위원회 공동위원장이 ‘미얀마에 무기수출은 시민을 죽이는 일’이라고 미얀마어로 손팻말에 적고 있다. 김혜윤 기자
논란이 일자 외교부는 “아세안 회원국을 포함, 주한 외교단을 대상으로 하는 홍보 행사로 미얀마 상황에 대한 우리 정부 정책과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이런 외교부의 태도를 미얀마지지시민모임 활동가들은 “무성의하고 무책임한 태도”라고 평가했다. 전은경 참여연대 활동가는 “지금 이 순간에도 미얀마 군부의 잔혹한 학살이 계속되고 있고, 어린이를 포함한 민간인들에 대한 무차별적인 폭격과 공습, 체포와 구금, 민주 인사에 대한 사형 집행이 진행되고 있다”며 “무기 팔아 글로벌 중추 국가로 도약하려 하지 말고 국제사회에서 책임 있는 외교, 미얀마 시민들의 고통에 응답하는 외교를 해 달라”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닝 윗 예이 미얀마군부독재타도위원회 공동위원장도 참석했다. 닝 윗 예이는 한국 정부에 보내는 미얀마민족통합정부 서한을 읽었다. 서한에는 ‘주한 미얀마 대사를 무기수출 행사에 초청한 한국 정부의 의도를 알 순 없지만 일부 미얀마 민주화 운동가들이 이번 초청이 미얀마군에 대한 군사 무기 판매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고 적혀 있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민주화 투쟁 의지를 상징하는 세 손가락을 펴 보이며 “아띤따바 미얀마(힘내라 미얀마)”라며 미얀마를 응원하고 미얀마의 민주화를 지지했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혜윤 기자
닝 윗 예이 미얀마군부독재타도위원회 공동위원장(왼쪽 넷째)이 발언하고 있다. 김혜윤 기자
김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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