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1일 열린 ‘전국 교정기관장 회의’ 모습. 법무부 보도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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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해 법무부 교정본부장이 교도소·구치소 외에 수용자를 상대하지 않는 교정본부 공무원까지 의무적으로 제복을 착용하도록 하는 복제규칙 개정을 추진 중이다. 설문조사에서 교정공무원 절반 이상이 반대 뜻을 밝혔지만, 신 본부장은 “제복을 입고 보고하면 장관이 (교도관 처우개선에) 관심을 가질 것”이라며 필요성을 강조해 빈축을 사고 있다.
18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법무부 교정본부는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2일까지 ‘교정공무원 복제규칙’ 개정과 관련한 찬반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기존 복제규칙은 교도소나 구치소에서 교정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에 한해 제복 착용 의무를 부여하고 있지만, 그 대상을 확대해 법무부 과천청사 내 교정본부 직원들도 제복을 의무적으로 착용하자는 것이다. 앞창이 있고 각진 모양의 기존 팔각 교정모를 ‘베레모’ 형태로 바꾸는 것도 함께 추진된다. 교정본부는 이와 같은 내용의 개정안을 지난 3월 일선 교정시설에 보내 의견 조회했다.
현재 교정시설이 아닌 곳에 근무하는 교정공무원들은 일상복 착용이 가능했다. 하지만 신 본부장은 취임 직후부터 직원들에게 여러 차례 ‘교정점퍼’ 착용을 권장하며 제복을 입으면 ‘장관이 (교도관에)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강조해왔다. 교정본부는 찬반 설문조사를 진행하기 전인 지난해 말 이미 법무부 과천청사에 탈의실·캐비넷 설치를 위한 공간을 마련한 상태다.
이후 설문조사에서 직원 10명 가운데 6명 이상이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지만, 신 본부장은 설명회까지 열어 추진 의지를 보였다. 설명회에서 신 본부장은 “장·차관에게 결재하러 갈 때 제복을 착용하면 ‘내가 교도관 처우개선을 약속했었지’를 떠올리실 것”, “법무부에도 교도관이 이만큼 있다는 걸 장·차관에게 과시해야 한다” 등을 개정 이유로 들었다. <한겨레>의 취재가 시작되자 신 본부장은 직원들에게 “(외부에 복제규칙 개정 내용을 알린 직원은) 양심에 손을 얹고 나는 교도관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한 살이라도 젊을 때 빨리 전직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압박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신 본부장은 “(설명회는) 복제규칙 개정에 대한 오해가 없도록 취지를 설명하는 자리였는데 제복 공무원으로서 자긍심을 갖고 열심히 근무하자는 얘기를 오해한 것 같다”며 “유머를 섞어 강연했으니 오해할 순 있지만 그런 취지의 발언은 전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직원들의 반대가 크기 때문에 제복을 실제 입는 날은 1년에 2~3번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탈의실 및 캐비넷 설치 등에 불필요한 예산이 사용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교정본부는 수천만원을 들여 동부구치소 내 스크린골프장을 만들려다 예산 낭비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법무부는 “현재 추진 중인 상황이라, 예산이 정해진 바 없다”고 답했다.
김가윤 기자
gayo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