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그룹 에이치오티(H.O.T.) 쪽이 김경욱 전 에스엠(SM) 대표이사와의 상표권 침해금지 소송에서 5년 만에 승소했다. 대법원은 이미 ‘에이치오티’라는 이름과 로고가 아이돌그룹 ‘에이치오티’의 상징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는 상태에서 김 전 대표이사의 상표권 등록은 무효로 봐야 하므로 김 전 대표가 침해당한 소유권도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2부(주심 조재연 대법관)는 김 전 대표이사가 콘서트 기획사 솔트이노베이션을 상대로 낸 상표권 침해금지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지난 18일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확정했다고 23일 밝혔다. 심리불속행 기각은 원심판결에 법 위반 등 사유가 없다고 판단하면 본안 심리 없이 상고를 기각하는 절차다. 대법원은 “콘서트 기획사의 상표권 침해 행위가 상표등록 무효 결정 이전에 이뤄졌다고 하더라도, 상표등록이 최종적으로 무효 확정됐다면 상표권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거로 보고, 상표권 침해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없다”고 밝혔다.
김 전 대표이사는 지난 2018년 솔트이노베이션이 에이치오티 콘서트의 홍보와 기획에 에이치오티 상표를 무단으로 사용했다며 솔트이노베이션과 에이치오티 멤버 장우혁씨를 상대로 상표권 침해 금지 소송을 제기했다. 김 전 대표이사는 재판 과정에서 장씨에 대한 소는 취하했다.
그러나 김 전 대표이사가 앞서 등록한 에이치오티 상표권에 대해 솔트이노베이션이 상표권 등록무효심판을 청구하면서 법정 다툼이 길어지게 됐다. 이 소송에서 대법원은 김 전 대표이사의 에이치오티 상표권 등록 무효 결정을 내렸다. 김 전 대표이사가 등록하려는 상표권이 옛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11호(‘상품의 품질을 오인하게 하거나 수요자를 기만할 염려가 있는 상표는 상표 등록을 받을 수 없다’)에 해당한다는 것이 무효 결정의 이유였다.
이 판결을 근거로 대법원은 “김 전 대표이사에게 에이치오티의 상표권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거로 보고, 상표권 침해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없다”고 판결했다.
앞서 에이치오티는 상표권 분쟁이 길어지면서 2018년 개최한 17년 만의 재결합 콘서트에서 각종 포스터에 에이치오티 대신 풀네임인 ‘High-five of Teenager'를 사용했다.
오연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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