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의대 나와 67년 미국행 롱아일랜드에 한국학교 세우고 고 윤한봉 선생과 민권센터 설립 만년에는 동학사상 깊이 공부
고 김수곤 선생.
재미동포 정신과 의사이자 한국의 민주화와 통일을 위해 힘써온 김수곤 전 민권센터 이사장이 지난달 13일 뉴욕 로슬린 자택에서 별세했다고 현지 한인 매체가 지난달 보도했다. 향년 90.
1933년 경북 영일군에서 태어난 고인은 경북중(6년제)과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1967년 미국 이민을 떠나 뉴욕에서 정신과 전문의로 활동했다. 1970년대 중반 뉴욕 롱아일랜드에 첫 한국학교를 개설해 한국 역사를 직접 가르쳤고 스토니브룩 뉴욕주립대 한국학과 개설 후원에도 앞장섰다. 고인은 2014년 한 구술 인터뷰에서 인턴과 레지던트로 뉴욕 병원에서 경험한 인종차별이 민족의식에 눈을 뜨게 해주었다고 밝혔다.
고인은 광주민주화운동 이후 도미한 고 윤한봉 선생과 함께 1984년 한인 권익옹호 단체인 민권센터의 전신 뉴욕청년교육봉사원을 만들어 이사장을 지냈고 3년 뒤에는 민권센터 후원 조직인 한겨레동포연합을 만들어 초대 회장을 맡았다.
노년에는 6·15뉴욕위원회 고문을 맡아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한 캠페인을 벌여왔고, 동학사상에도 큰 관심을 갖고 깊이 공부했다고 한다. 고인의 장례는 가족과 친지들이 함께한 가운데 지난달 19일 뉴욕 플러싱에서 치러졌다.
강성만 선임기자 sungma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