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탈리 라스칼로프가 2016년 3월26일 롯데월드타워에 오른 뒤 촬영한 사진. 비탈리 라스칼로프 페이스북 갈무리
12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를 등반하던 20대 외국인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롯데월드타워는 첨탑 구조물(40.3m)을 포함해 555m로, 지상 123층 규모다. 롯데월드타워는 세계에서 현존하는 초고층 건물 가운데 5번째로 높아 그동안 ‘스파이더맨’들의 표적이 돼 왔다.
이날 영국인 고층빌딩 등반가 조지 킹 톰슨(24)이 롯데월드타워 외벽을 무단으로 오르다가 4시간 만에 체포됐다. 그는 등에 낙하산 장비를 멘 채 맨손으로 72층까지 올랐다. 빌딩 꼭대기나 절벽에서 낙하산 활강을 하는 ‘베이스 점핑’을 목적으로 사흘 전 입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국적의 외국인 남성이 12일 오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를 무단 등반하고 있다. 소방청 제공
롯데월드타워를 ‘등반’한 것은 톰슨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8년에는 프랑스 출신 암벽 등반가 알랭 로베르가 롯데월드타워를 오르다 경찰에 체포됐다. 그는 롯데월드타워 측 협조를 구하지 않고 외벽을 75층까지 등반한 혐의를 받았다. 안전 장비를 갖추지 않은 상태였다. 그는 시드니와 런던, 상파울루, 시카고, 쿠알라룸푸르 등에서도 협조 없이 초고층빌딩을 올랐다가 체포됐었다.
지난 2016년에는 우크라이나 출신 사진작가 비탈리 라스칼로프가 당시 공사 중이던 롯데월드타워에 잠입해 맨손으로 꼭대기 크레인까지 올랐다. 그는 꼭대기 크레인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인증 사진과 등반 과정을 담은 영상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다. 그는 출입이 금지된 독일 쾰른 대성당, 홍콩 완차이의 한 타워, 중국 상하이 타워 공사현장에서도 보호장비 없이 올라가 사진을 찍었다.
2018년 롯데월드타워를 올랐던 알랭 로베르. <한겨레> 자료사진
롯데월드타워를 허가를 받고 ‘정식’으로 등반한 사람은 국내 클라이밍 선수 김자인씨다. 김씨는 지난 2017년 5월 롯데월드타워를 안전 장비만을 이용해 맨손으로 등반하는 ‘빌더링(Buildering)’ 이벤트를 펼친 적 있다. ‘빌더링(Buildering)’은 빌딩(Building)과 스포츠 클라이밍의 한 종목인 볼더링(Bouldering)의 합성어로, 도심 빌딩 벽을 오르는 익스트림 스포츠다.
클라이밍 여제 김자인이 2017년 5월20일 오전 555m 높이로 국내 최고층 건물인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타워를 맨손으로 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이주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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