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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퀴어축제 어깃장’ 홍준표에 조직위 “부끄러움은 대구시민 몫”

등록 2023-06-14 11:30수정 2023-06-15 13:44

홍준표 대구시장이 6일 오전 대구 남구 충혼탑에서 열린 ‘제68회 현충일 추념식’에서 추념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준표 대구시장이 6일 오전 대구 남구 충혼탑에서 열린 ‘제68회 현충일 추념식’에서 추념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흘 앞으로 다가온 대구퀴어문화축제를 “시민들에게 혐오감을 준다”고 규정하고 축제 장소 시내버스 우회 협조도 하지 않겠다는 홍준표 대구시장의 행보에 축제 조직위원회 쪽에서 “여전히 성별 이분법에 갇힌 (홍 시장의) 혐오정치에 부끄러움은 대구시민의 몫”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성다수자? 국어사전에도 없는 단어…총체적 난국”

배진교 대구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장은 13일 저녁 <문화방송>(MBC) 라디오 ‘신장식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이같이 말했다. 올해 15회째를 맞는 대구퀴어문화축제는 그동안 기독교 단체, 상인, 대구 중구청 등의 반대로 어려움을 겪어 왔지만, 대구시장이 나서 축제를 반대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7일 메인행사인 ‘자긍심 퍼레이드’가 열리는 대구시 중구 대중교통전용지구에서의 집회·시위 등은 대구시 허가 사항이 아니며 대중교통전용지구는 일반 도로로 경찰에 집회 신고를 하면 된다. 조직위는 대구 중부경찰서에 집회 신고를 마쳤다.

제15회 대구퀴어문화축제 포스터. 누리집 갈무리
제15회 대구퀴어문화축제 포스터. 누리집 갈무리

배 위원장은 “원래 축제는 집회 신고 의무도 없다. 그럼에도 집회 신고를 한 것은 반대단체들이 행사를 폭력적으로 방해하고 참가자들의 안전을 위협하기 때문”이라며 “정당한 집회 신고와 절차를 밟았기 때문에 (도로) 불법 점용이 아니”라고 밝혔다.

특히 배 위원장은 홍 시장이 사용한 ‘성다수자’라는 표현의 부적절성을 짚었다. “성다수자는 국어사전에도 없고 언론에(서) 주로 쓰(이)지 않은 말이다. 기독교총연합회에서 성소수자를 부정하는 논리랍시고 (만든) 단어가 성다수자”라며 “어느 부분에서(부터) 반박해야 할지 너무 난감한 총체적 난국”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지난 8일 홍 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구 동성로 퀴어축제를 반대하는 대구기독교총연합회의 집회금지 가처분 신청을 지지한다. 대구의 상징인 동성로 상권 이미지를 흐리게 하고 청소년들에게 잘못된 성문화를 심어줄 수 있는 퀴어축제를 나도 반대한다”고 썼다. 이어 “성소수자의 권익도 중요하지만 성다수자의 권익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시민에게 혐오감을 주는 퀴어축제는 안 했으면 한다”고 덧붙인 바 있다.

2022년 10월1일 대구시 중구 중앙로 일원에서 열린 제14회 대구퀴어문화축제에서 참가자들이 깃발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2년 10월1일 대구시 중구 중앙로 일원에서 열린 제14회 대구퀴어문화축제에서 참가자들이 깃발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연합뉴스

“콘돔 나눠줘 청소년에게 해롭다? 편의점서 다 판다”

일각에서는 퀴어문화축제에서 나이에 상관없이 콘돔을 나눠주기 때문에 청소년에게 해롭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에 대해 배 위원장은 “콘돔은 전국 24시간 편의점에서도 다 판매를 하고 있고 공공장소 자판기에서도 판매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마지막으로 배 위원장은 “홍 시장이 여전히 성별 이분법에 갇혀 혐오정치를 하는 것이 참 우려스럽다“며 “정치의 큰 무게감과 시장으로서의 의무와 책임을 망각한 발언으로 오히려 갈등을 더 부추기고 차별을 해도 된다는 위험한 신호를 줬다고 생각되면서 부끄러움은 대구시민의 몫이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2017년 대선 때도 성소수자 혐오 논란

한편, 홍 시장은 2017년 4월 대통령선거 당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로 나섰을 때도 “동성애 때문에 대한민국에 에이즈(AIDS: 후천성면역결핍증)가 1만4000명 이상 창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가 비판을 받은 바 있다.

같은 해 8월 자유한국당 대표 자리에 있을 때도 “동성애는 하늘의 섭리에 반하는 정책이기 때문에 동성애를 헌법 개정하면서 허용하려는 시도는 참으로 위험한 발상”이라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이는 당시 자유한국당 윤리규칙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발언이었다. 윤리규칙 제20조(차별금지)는 ‘당원은 합리적인 이유 없이 성별, 나이, 종교, 출신지, 국적, 인종, 피부색, 학력, 병력, 신체조건, 혼인·임신 또는 출산 여부, 가족형태 또는 가족 상황, 정치적 견해, 실효된 전과, 성적(性的) 지향 등을 이유로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서 어떠한 차별도 하지 아니한다’고 못 박고 있기 때문이다.

더 알고 싶다면

[짜판] 홍준표, 동성애 때문에 에이즈 창궐? 가짜!

https://hani.com/u/NzYzMQ

홍준표 “하늘의 섭리 반하는 동성애 막아야” 발언…당 윤리규칙 위반

https://hani.com/u/NzYzMg

이유진 기자 y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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