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김희석씨가 락카로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뿌린 ‘검찰 반성하라’는 내용의 글자.
검찰 처분에 불만을 갖고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검찰 반성하라’고 락카를 뿌린 김희석(53)씨가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김씨는 ‘스폰서 검사’ 김형준 전 부장검사에게 수천만원 상당의 금품·향응을 제공한 혐의로 수감된 뒤 지난해 출소한 인물이다.
김씨는 14일 오후 6시께 재물손괴 혐의로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김씨는 서울중앙지검 민원실 청사 입구 옆에 ‘검찰 반성하라’는 내용의 락카를 뿌린 혐의를 받는다. 김씨는 체포되며 기자들에게 “검찰이 맨날 내 사건을 (파)묻는다. (사안을) 알리기 위해서 일부러 한 일이다. 자수도 했다”고 말했다. 김씨를 경찰차 안에 넣으려는 경찰과 기자들에게 발언을 이어가는 김씨 사이 언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김씨는 자신에게 수천만원의 금품 등을 받은 강현도 경기 오산부시장 사건의 처분이 느린데 대해 불만을 품고 이런 일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 부시장은 2015년 경기도 투자진흥과장으로 있으면서 당시 사업가였던 김씨에게 인허가 편의 대가로 7400만원 상당의 금품과 향응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사건은 지난 3월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 권유식)에 배당된 상태다. 김씨는 지난 8일 <한겨레>에 “이미 뇌물 금액에 대해 기소 전 몰수 추징 보전 인용까지 이뤄진 일인데 검찰이 왜 사건 처분에 시간을 끄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씨는 ‘로비스트’라고 주장하는 여성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손을 맞잡고 찍은 사진을 한 장관에게 보냈다며 자신과 한 장관의 카카오톡 대화창을 기자들에게 보여주기도 했다. 한 장관은 김씨 메시지에 답하지 않았다. 법무부는 15일 “법무부 장관은 2022년 10월께 더케이호텔에서 개최된 ‘한국법률가대회’에 참석해 일반인들의 통상적인 요청에 따라 사진을 찍어준 것”이라며 “체포된 사람이나 사진 속 인물과 전혀 알지 못하는 관계임을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검찰 처분에 불만을 갖고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검찰 반성하라’고 락카를 뿌린 김희석(53)씨가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김씨는 ‘로비스트’라고 주장하는 여성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손을 맞잡고 찍은 사진을 한 장관에게 보냈다며 자신과 한 장관의 카카오톡 대화창을 기자들에게 보여주기도 했다.
앞서 김씨는 2021년 10월에 자신을 기소한 검사가 기소 대가로 뇌물을 받았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며 법원에 재심을 청구해 인용되기도 했다. 2008년 김씨는 사기 혐의로 구속기소됐는데, 수감된 이후에야 자신을 기소한 김아무개 전 검사가 분쟁 상태에 있던 상대방에게 1980만원 상당의 뇌물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김 전 검사는 2012년 이 일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확정받기도 했다. 해당 재심 선고기일은 7월14일로 잡힌 상태다.
글·사진 전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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