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인터넷 커뮤니티 ‘네이트판’에 올라온 ‘공장 쿠키를 수제 쿠키라고 판매하는 디저트 가게’ 글에 첨부된 사진. 왼쪽이 시중에서 판매하는 대용량 쿠키, 오른쪽이 한 디저트 카페에서 ‘수제 쿠키’라고 속여 판 쿠키.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한 디저트 카페가 시중에서 파는 1.8㎏에 가격이 1만원 이하인 대용량 쿠키를 되팔면서 ‘수제’로 속인 것이 소비자에게 들통나 결국 사과했다.
지난 15일 인터넷 커뮤니티 ‘네이트판’에는 ‘공장 쿠키를 수제 쿠키라고 판매하는 디저트 가게’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을 보면, 글쓴이는 온라인 핸드메이드 마켓 ‘아이디어스’에 입점한 한 디저트 카페에서 8개들이 한 상자에 1500원인 ‘수제 초코 쿠키’를 10개 주문했다. 가격은 배송비 포함 1만8000원이었다. 제품명에 ‘수제’가 들어가는 데다 상세설명에도 “수제 쿠키의 특성상 크기가 일정하지 않을 수 있다. 주문 후 제조”라고 쓰여 있었다.
쿠키 맛을 본 글쓴이는 직접 만든 것 같지 않다고 느껴 카페 사장에게 ‘수제 쿠키가 맞냐’고 물었지만 사장은 ‘수제가 맞는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환불을 요청해도 “주문 접수 뒤에 오직 고객님만을 위해 제조된다”며 환불을 거절했다.
이에 글쓴이는 온라인에 파는 대용량 쿠키를 직접 구매해 자신이 산 쿠키와 비교를 해봤다. 배송료를 제외한 최저가가 9000원대(1.8㎏ 기준)인 제품이었다. 두 쿠키는 모양과 크기가 거의 흡사했고 맛과 식감 역시 똑같았다고 한다. 그런데도 카페 사장은 직접 쿠키를 굽고 있는 사진까지 공개하면서 글쓴이의 주장을 반박했다.
디저트 카페 사장이 직접 쿠키를 만들고 있는 장면이라며 공개한 사진. 이 사장은 대용량 일반 쿠키를 수제쿠키로 속여 팔았다.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카페 사장의 해명은 모두 거짓으로 드러났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논란이 커지고 ‘아이디어스’ 쪽에서 ‘수제 쿠키’임을 증명받는 절차를 진행하자 카페 사장은 17일 공지글을 올리고 “‘수제’라는 타이틀을 걸고 ‘수제인 척’하는 것이 잘못된 것이라는 걸 알면서도 안일하게 생각하며 소비자를 기만한 것에 대해 깊이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해당 논란에 대한 불찰을 인정하고 쿠키가 포함되어 판매된 답례품 제품은 환불 조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아이디어스’에서도 퇴출됐다. 김동환 ‘아이디어스’ 대표는 18일 “최근 사입(상거래를 목적으로 물건 따위를 사들임) 쿠키 판매 사건으로 피해를 입은 분들과 이 소식을 듣고 실망한 아이디어스 고객님 그리고 작가님들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해당 작가는 사입이 확인된 순간 퇴점 됐으며, 해당 작가의 ‘수제인 척’ 쿠키를 구매한 건에 대해서는 환불이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수제인 척’ 쿠키를 판 행위에 대한 법적 책임 부분을 현재 ‘아이디어스’ 법무팀에서 검토 중이며 강력한 조처를 예고한 상태다.
앞서 2018년에는 ‘미미쿠키’ 부부가 대형마트에서 산 과자를 ‘유기농 우리 밀 쿠키’라고 속여 3480만원어치를 팔았다가 사기 혐의로 1심에서는 징역 1년, 항소심에서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기도 했다.
이들은 한 방송 프로그램에 나와 “음성에서 생산한 우리 농산물로 손수 쿠키를 만들어 판다”고 밝혔으며, 그 뒤 이 부부가 판매하는 ‘미미쿠키’가 큰 인기를 끌었다.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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